“조합원들, 사업 속도 선택한 것”
대우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18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한남2구역 조합은 전날 오후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인 대우건설 선정 재신임 안건을 가결시켰다. 총 909명의 조합원 중 742명이 투표에 참여해 41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와 무효는 각각 317표, 11표다.
대우건설이 시공사 지위를 놓고 재신임을 받게 된 배경은 조합과 고도제한 완화여부를 높고 갈등을 빚은 데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기존 고도제한을 118m까지 풀어 최고 21층으로 짓는 일명 ‘118 프로젝트’를 약속하며 시공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 6월 남산 주변 높이 규제 완화 대상지에서 한남뉴타운 재개발 구역을 제외시키며 조합원들 사이에서 ‘118 프로젝트’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한남뉴타운은 남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원래대로 90m 높이 제한을 받고 있다. 이에 조합은 이달 1일 대의원회를 열어 대우건설 재신임 안을 투표에 올렸으나 ‘유지’ 결과가 나왔고, 이후 조합장이 직권상정으로 총회에 안건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한남2구역 조합이 대우건설 재신임을 찬성한 데는 재개발 사업 속도 우려가 컸다고 분석한다. 대우건설과 시공계약을 해지하고 재선정 절차에 나설 경우, 최소 1년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공사비 부담도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올라버린 공사비까지 감안할 때 다시 시공사 선정절차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사업이 장기화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면서 “조합원들이 정비사업의 생명인 속도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공권을 유지한 대우건설은 앞으로 높이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내년 8월까지 118프로젝트 가능 여부를 조합에 알려주기로 했다. 또 확정하지 못할 시 조합에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272-3 일대를 재개발해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 동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단지 규모는 1537가구, 총 공사비는 7900억 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롯데건설을 제치고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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