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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업계 파업 ‘분수령’…‘맏형’ 현대차 임단협 결과에 쏠린 눈 [비즈360]
현대차 노조 18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돌입
기본급 11만1000원↑…가결시 5년 연속 무분규
기아는 합의안 도출 못해…르노·GM은 투표 부결

18일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투표하는 모습. [현대차 노조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8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맏형’ 격인 현대차의 투표 결과가 향후 기아 등 계열사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전체 조합원 4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개표는 전국 각지에서 투표함을 울산공장 현대차지부로 이송한 후 일괄 개표한다. 현대차 노조는 “19일 새벽 1시가 넘어야 결과가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11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400%+일시금 105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주식 15주 지급 등을 담고 있다. 노사는 기술직(생산직) 800명 신규 추가 채용에도 합의했다. 내년 500명, 2025년 초 300명을 각각 나눠 채용할 예정이다.

출산·육아 지원도 확대한다. 기존 출산 경조금(100만원)을 첫째 자녀 300만원, 둘째 400만원, 셋째 500만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만 6세 자녀를 위한 등교 바우처도 새로 신설해 첫째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이상은 1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별도 합의안에선 완성차 알루미늄 보디 확대 적용, 소품종 고급 차량 생산공장 건설 추진 등 국내 공장 강화 방안을 다뤘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안이 역대급 임금 인상률과 복지 제공 내용 등을 담고 있는 만큼 가격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기본급 인상금액이 10만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9만8000원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성률은 61.9%였다.

투표가 가결되면 현대차 노사는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달성하게 된다. 5년 연속 무분규는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기록이다.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노사는 코로나19 영향과 일본의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수출 우대국) 제외 조치에 따른 한일 경제 갈등 상황 등을 고려해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했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6월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단협 상견례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다만 부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노조 일각에서 이번 잠정합의안이 물가 상승률과 역대급 성과에 비교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노조가 주요 사안으로 내세웠던 정년연장에 관한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잠정합의안에서 정년 연장의 경우 정부 정책과 법 개정 상황 등을 지켜본 뒤 내년 상반기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년연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인식해 노조가 한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투표가 부결되면 최악의 경우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과 조합원 과반 찬성 등으로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차의 투표 결과는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기아 노사는 현대차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기아의 10차 본교섭에서 홍진성 노조 지부장이 사측의 제시안을 찢고, 교섭장을 박차고 나오는 사건도 있었다. 기아 노조는 내달 1일부로 올해 단체교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생산특근 협의를 중단할 것이라고 배수의 진을 쳤다.

현대모비스의 생산 자회사인 모트라스·유니투스의 임단협도 난항을 겪고 있다. 모트라스·유니투스 노조는 앞서 두 차례에 걸쳐 16시간의 파업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현대차 생산라인이 멈춰서기도 했다.

지난 14일 15차 본교섭에서 사측은 임금을 포함한 일괄제시안을 제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오는 19일까지 회사가 추가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21일 주야 각 6시간의 파업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한국GM은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모두 노조 투표에서 부결됐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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