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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녹색금융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해오면서도 석탄화력발전 금융지원을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두 은행의 여신지원 중 석탄화력발전 지원 금액은 매년 증가해오고 있다.

산은의 지난해 말 기준 석탄화력발전 여신 잔액은 1조406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5.1% 급증했다. 산은의 석탄화력발전 여신 잔액은 2019년 말 7763억원, 2020년말 1조770억원, 2021년 말 1조2215억원, 2022년 말 1조4061억원으로 매년 증가 중이다. 전체 여신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말 0.4%에서 2022년 말 0.6%까지 올랐다.

산은은 해외 석탄화력발전 금융지원을 늘렸는데, 인도네시아 '칼젤'과 '자바 9&10' 등 두 개의 석탄화력발전 금융지원이 대표적이다. 칼젤 사업의 경우 2016년 11월 약정을 체결해 현재 발전소 건설 완료 후 운영 중이다. 산은 대출 잔액은 1억7700만달러 규모다.

자바 9&10 사업은 2020년 7월 약정 체결 후 건설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2억3300만달러 규모인 대출 잔액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정책처는 "산은의 석탄화력발전 지원 증가는 산은 ESG 경영과 배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자바 9&10 사업은 산은이 녹색채권 지원 방침을 발표하고 녹색채권 관련 표준 관리체계가 수립된 2020년 3월 이후에 약정을 체결, ESG 경영과 부합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출입은행 또한 석탄화력발전 여신 지원을 늘렸다. 2018년 말 2조5178억원이던 석탄화력발전 여신 잔액은 2019년 말 2조1133억원으로 줄어든 뒤 2020년부터 다시 급증했다. 2020년 말에는 2조4538억원을 기록했으며 2021년 말 3조1204억원, 2022년 말 3조7255억원, 올해 7월 말 기준 3조7827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여신에서 석탄화력발전 지원 비중도 2018년 말 2.4%에서 올해 7월 말 기준 3.0%까지 상승했다.

수은은 현재 8개의 석탄화력발전 사업 금융지원을 수행 중이다. 총 지원금액은 45억200만달러, 6월 말 기준 잔액은 29억7100만달러다. 이중 인도네시아 찌레본 1 등 6개 사업은 건설이 완료됐고, 인도네시아 자바 9&10 사업, 베트남 붕앙 2 사업은 진행 중이다.

앞서 수은은 2013년 국내 최초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2019년 4월에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친환경기업 금융지원 및 기업 환경경영확산 업무협약'을 맺는 등 친환경 경영 추진을 알렸다. 지난 2021년에는 ESG 금융프로그램을 신설하기도 했다.

예산정책처는 수은에 대해서도 "친환경 경영 추진과 동시에 해외 석탄화력발전 지원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적절성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은 관계자는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대한 자금집행은 금융약정 후 발전소 건설기간(통상 4~5년)에 걸쳐 분할집행하는데, 신규사업 지원은 중단했지만 기약정된 사업에 대하여 향후 4~5년간 분할집행이 불가피하다"며 "석탄발전 관련 여신잔액은 2024년까지 증가한 후 점차 감소해 2040년에 제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