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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방러 막바지 ‘군사 행보’ 집중…“러, 北 해·공군 현대화 지원할 것”
김정은, 러 극초음속미사일 만져보고 핵잠 거론도
러 국방 “북러, 국방 협동·협조 실무적 문제 논의”
“북러관계, 냉전시대 동맹 넘어 전략적 동맹 발전”
러시아를 방문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를 찾았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러시아 대잠호위함 마셜 샤포시니코프 에 오르는 김 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국제정세에 적잖은 파급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막바지 일정이 군사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조러(북러) 관계 발전 역사에 친선 단결과 협조의 새로운 전성기가 열리고 있는 시기’라며 김 위원장이 전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러시아 군 지도부가 영접에 나섰으며,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강순남 국방상,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 등 군 수뇌부가 대거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인근에 위치한 크네비치 군 비행장으로 이동해 쇼이구 장관과 함께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주요 전력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은 특히 쇼이구 장관의 설명을 들으며 미그(Mig)-31 전투기에 장착된 극초음속미사일 Kh-47 ‘킨잘’을 직접 만져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러시아어로 단검을 의미하는 킨잘은 전투기에서 발사된 뒤 음속의 10배 이상의 시속 1만2350㎞로 날아가 2000㎞가량 이내 목표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1월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해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인 ‘전승절’ 70주년 행사 참석차 방북한 쇼이구 장관을 ‘무장장비전시회’에 초대했을 때 기존 극초음속미사일의 명칭 ‘화성-8형’을 ‘지대지중장거리 화성-12나형’으로 바꿔 소개하기도 했다.

북러 매체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160(블랙잭), Tu-95MS(베어), Tu-22M3(백파이어) 등도 자세히 살펴본 것으로 나타난다.

세르게이 코빌라시 러시아 항공우주군 장거리항공사령관은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에게 이들 항공전력의 기술적 특성과 전투 능력에 대해 보고했다.

이 때 김 위원장은 폭격기에서 미사일이 어떻게 발사되는지 묻는 등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쇼이구 장관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모스크바에서 일본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해 단순히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작전반경 과시를 넘어 최근 긴밀해지는 한미일 공조를 겨냥한 위협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직접 만져보며 살펴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러시아 국방부 제공=AFP ]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각종 전략핵잠수함과 수상함, 항공전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지도 찾았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 율리시스만에 정박해 있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마셜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에 직접 오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세르게이 메르쿨로프 함장의 영접을 받은 뒤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해군총사령관으로부터 어뢰 발사관과 대잠무기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김 위원장이 지난 7월 평양 무장장비전시회 때 쇼이구 장관에게 북한산 무기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북한과 러시아가 입장을 바꿔 똑같은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김 위원장이 최근 공개된 북한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언급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방문록에는 “정의와 평화를 지켜낸 승리의 항적은 영원할 것이다. 태평양함대에 경의를”이라는 글을 남겼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무기 거래 의혹을 사고 있는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북러정상회담에서 어떤 협의도 체결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포탄과 탄약 등 재래무기를 제공하는 대신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정찰위성과 핵잠수함, 그리고 극초음속미사일을 비롯한 진전된 미사일 기술을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미일 공조 강화에 대응해 북러, 나아가 북중러가 조만간 해·공군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끊이지 않는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 태평양함대 방문 환영 오찬 뒤 쇼이구 장관과 회담에서 국가의 자주적 권리와 발전, 이익을 믿음직하게 수호해가고 있는 러시아 무력의 발전상과 현대성, 영용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쇼이구 장관은 회담에서 북러 양국 무력과 국방안전분야에서 전략·전술적 협동과 협조, 상호교류를 더욱 강화하는 실무적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 의견을 나눴다고 화답했는 데 의미심장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김 위원장의 방러 및 북러정상회담과 관련 “이번 방러를 통해 북러관계는 냉전시대의 동맹을 넘어서는 전면적, 전략적,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특히 “냉전시대에 소련은 북한에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는 지원했지만, 전략무기 분야에서는 협력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김정은의 이번 방러를 계기로 러시아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정찰위성과 핵잠수함 개발 및 해군과 공군 현대화를 위해 적극 협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를 찾았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태평양함대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방문록에 “태평양함대에 경의를”이라는 글을 남겼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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