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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사용하는 폐플라스틱만 32만t” 울산 ARC, 600조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선점한다 [비즈360]
울산 ARC 내달 착공…3년 뒤 본격 가동
공장 구축에 1조8000억 투자 계획
13일 울산 남구 SK지오센트릭 ARC 부지에서 김기현 SK지오센트릭 PM이 공장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헤럴드경제(울산)=한영대 기자] “생태계 파괴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플라스틱을 100% 재생 활용될 수 있도록 끌고 나가는 게 우리의 목표이고, ‘울산 ARC’(어드밴스드 리사이클링 클러스터)는 바로 그 첫걸음입니다.”(최태원 SK그룹 회장)

지난 13일 울산 남구 SK이노베이션 정유화학 복합단지 울산콤플렉스(CLX). SK의 주요 정유·화학공장이 밀집된 CLX 입구에서 7분 거리에 축구장 22개 넓이(21만5000㎡)와 맞먹는 크기의 공터가 있었다. 공터에는 10여대가 넘는 건설 중장비가 수시로 오가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 부지에는 올해 10월 SK지오센트릭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 울산 ARC가 착공된다.

1조8000억원을 투자해 건설되는 울산 ARC는 폐플라스틱 등을 투입해 또 다른 플라스틱 제품이나 열분해유(폐플라스틱을 액체연료로 변환한 것)를 생산한다. 3년 뒤 2026년 울산 ARC가 본격 가동되면 매년 재활용되는 폐플라스틱 규모만 32만t이다. 이는 500㎖ 생수병 213억개와 맞먹는 규모다. 최 회장은 울산 ARC에 대해 “플라스틱을 100% 재생 활용될 수 있도록 끌고 나가는 게 우리 목표이고 울산 ARC는 바로 그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13일 울산 남구 SK지오센트릭 ARC 부지에서 김기현 SK지오센트릭 PM이 열분해유 생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SK지오센트릭은 매년 ARC에 들어가는 폐플라스틱 32만t 중 90%는 국내에 이미 확보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성장에 따라 향후 기업들끼리 쓰레기를 확보하려는 이른바 ‘쓰레기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여러 업체와 쓰레기 확보를 위해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 ARC에는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인 ▷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페트(PET) 해중합 등이 모두 적용된다. 각 공정별 하루 플라스틱 처리량은 각각 200t, 200t, 270t이다. 3개 기술을 한 곳에 구현하는 재활용 단지는 울산 ARC가 세계 최초이다. 김기현 SK지오센트릭 PM은 “통합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설비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SK지오센트릭 울산 ARC에 투입될 폐자원과 이를 통해 생산되는 재생플라스틱 제품 이미지. 한영대 기자

열분해, PP 추출, PET 해중합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은 각각 열분해유(연산 10만t), PP 펠렛(연산 6만t), 유색 PET 플레이크(연산 7만t)이다. 연산 총 생산량(약 23만t) 중 열분해유가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일부 열분해유는 울산 CLX 나프타분해설비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 PM은 “열분해 방식의 재활용이 플라스틱 소각 대비 최대 61.5%의 탄소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착공하지 않았음에도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선판매량 15~20%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활용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열분해유에는 여러 부산물이 포함돼 있어, 석유화학공정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부산물을 빼 순도를 높이는 후처리를 거쳐야 한다. SK지오센트릭은 후처리 기술을 독자 개발함과 동시에 대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 실증설비를 갖췄다. 선행연구를 거친 실증설비는 추후 울산 ARC 공장에 함께 구축된다.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열분해유는 현재 국내 정유·화학 공정에 원료로 투입하는 건 불법이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하 석대법)에 따르면 정제 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석유대체연료에 열분해유는 포함돼 있지 않다. 현재 SK지오센트릭을 포함한 정유 화학사들은 규제샌드박스라는 우회로를 통해 열분해유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현재 국회에 석대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규제 개선을 위한 노력은 진행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오랫동안 원유 중심의 사업 구조를 전개했다. 하지만 친환경 경영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미래 먹거리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사명이었던 SK종합화학에서 현재 ‘지구 중심적(Geo Centric)’이라는 의미가 있는 SK지오센트릭으로 바꾼 것 또한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 ARC를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40년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양은 약 1억t에 이를 전망이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이를 처리하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2050년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국내 환경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의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국내에 먼저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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