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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하다던 다이아몬드, 몸값 떨어진 이유는[원호연의 PIP]
드비어스, 원석 가격 40% 인하
시장 파편화로 가격 경쟁 심화
실험실 제조 다이아 등장해 제조원가↓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영원할 것 같았던 ‘보석의 여왕’ 다이아몬드의 투자 가치가 급하락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랫동안 다이아몬드의 공급을 독점해온 드비어스는 최근 2~4캐럿 원석의 가격을 40% 인하했다.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 상징적인 광고 캠페인을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7월 1캐럿 당 1400달러(185만원)이었던 다이아몬드 원석의 가격은 1년새 850달러로 떨어졌다.

사실 투자자들에게 다이아몬드는 오랜 기간 안정적인 투자처였다. 2015년 발표된 틸부르흐 대학의 뤽 레네부그의 논문에 따르면 199~2012년 사이 다이아몬드에 투자한 투자자는 연간 8%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는 주식이나 부동산의 수익률에 필적했다.

과거 안정적인 수익률은 꾸준한 수요 덕분이었다. 금과 마찬가지로 다이아몬드는 환금성이 높은 만큼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시기에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동시에 호황기에는 주얼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드비어스의 독점적 지위는 다이아몬드 가치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1980년대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80%를 점유했던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생산에서 지배적 역할을 지켜왔다. 드비어스는 초과 생산량을 비축해 다이아몬드의 희소성을 지켜왔다.

그러나 러시아 알로사 등 경쟁업체들이 등장하면서 드비어스의 점유율을 빠르게 하락했다. 드비어스의 점유율이 30%대로 하락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

‘랩 그로운(lab grown)’ 다이아몬드의 등장은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빠르게 끌어내렸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광산에서 캐낸 것이 아니라 탄소에 고온과 고압을 가하여 만든 인공 보석이다. 탄소화합물을 투명하가 가공한 인조 다이아몬드와 달리 물리적·화학적·광학적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100% 일치한다. 장비를 쓰지 않고는 세공사들도 천연 다이아몬드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구별하기 어렵다.

2018년까지만해도 전체 시장에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지만 현재는 10%를 넘는 점유율을 가지게 됐다.

역설적이게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확산을 주도한 것 역시 드비어스다. 2018년 드비어스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의 80%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약혼 반지 판매업체 클리어컷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인기에 기름을 부었다. 1만 달러 이상의 반지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대체 다이아몬드를 무료로 제공한 것이다. 고객들은 여행 시 이 대체 다이아몬드를 원래 반지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었다.

드비어스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공급이 가속화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와의 가격 차이가 계속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뒤를 따라 빠르게 하락하는 양상이다.

이코노미스트 지는 “다이아몬드 가격의 하락은 새로운 주얼리를 사려는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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