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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갭투자 쏟아지던 송파, 분위기 바뀌었다
‘갭투자 성지’ 파크리오 관망세
35㎡ 4.4억에 내집마련했는데
집값 상승 부담으로 문의 끊겨
송파구 잠실동 파크리오 아파트 서영상 기자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웃돈이라도 줄 테니 갭투자 물건을 찾아달라는 전화가 왔어요. 집값이 또 오른다고 하니 다시 불안했던 거죠. 하지만 최근 갑자기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파크리오 상가 A 부동산 대표)

지난 13일 찾은 송파구 잠실동 파크리오 부동산. 이 곳 공인중개사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전국 곳곳에서 전세를 끼고 살 만한 매물을 찾는 전화가 몰려오던 것이 최근 들어 주춤하다고 전했다. 비교적 소액으로 강남3구 대단지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작은 평수라도 갭투자를 시도하던 수요가 집값이 주춤하고 매물이 쌓인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잠실생활권이면서도 행정구역상 신천동에 포함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돼 있는 파크리오는 과거부터 ‘갭투자의 성지’라고 불려왔다. 인근 잠실동 대장아파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매매 때는 실거주를 해야하지만 파크리오는 다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파크리오는 최근 3개월간 수도권 전체에서 갭투자를 가장 많이 한 단지로 꼽혔다. 전체 매매 41건 중 8건(19.5%)이 갭투자로 거래됐다.

중개업소들은 찾아오는 손님의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전세를 사는 2030 무주택자들이라고 전했다. 최근 수년간 서울 집값이 급격히 오른 것을 경험한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르자 조급함을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적게는 5억원 미만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소형 평형에 갭투자가 몰린다. 예를 들어 지난달 파크리오 전용 35㎡는 4억7000만원의 전세를 끼고 9억1000만 원에 매매됐다. 4억4000만 원에 잠실 내 집을 마련한 셈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가격이 급격한 오름세를 나타내자 전고점(전용 35㎡ 10억3500만원) 근처까지 갈 것이라는 기대들을 했다”면서 “12억원 이하는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라는 점도 갈아타기를 시도하려는 젊은층에는 인기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최근 반등하고 있는 전셋값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갭투자는 전셋값이 매매가와 차이가 적어야 유리한데 역대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가 내후년으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과거 9500여 가구에 이르는 헬리오시티가 입주할 때 세입자를 채우는 데 1년이 걸리고 전셋값이 1억원 넘게 떨어졌다”면서 “2000여 가구가 더 큰 둔촌주공은 인근 전셋값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다. 재계약 시기인 2년 후에 전셋값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최근 집값이 단기간에 빠르게 반등하면서 거래가 줄어든 여파도 감지된다. 많은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들은 거래가 재차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3억3000만원(18층)까지 올랐던 파크리오 전용 84㎡는 이달 9일에는 19억원(2층)까지 떨어졌다. 앞선 매물이 인기가 많은 판상형에 고층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한 달 사이에 가격이 4억원 넘게 차이가 나는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파크리오 상가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주에도 지방에서 계약하러 올라오겠다던 매수자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며 ‘좀더 상황을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면서 “아파트 내에서 갈아타기를 하려는 수요도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식었다”고 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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