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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해,물 밑이 모두 시신…리비아 홍수 사망자 2만명 달할 듯
대홍수로 14일(현지시간) 현재까지 1만1300여명이 사망한 리비아 데르나에서 시민들이 서로 안으며 위로를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리비아 지중해 연안도시 데르나의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만1300명으로 불어났다.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잔해와 물밑에 여전히 수습되지 않은 시신들이 많아 사망자는 최대 2만명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4일(현지시간) 리비아 구호단체인 적신월사는 지난 10일 도시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으로 현재까지 1만1300명이 사망하고, 1만10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직전 리비아 보건당국이 집계한 사망자 5500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데르나 외 지역에서도 현재까지 17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스만 압둘자릴 동부 리비아 보건부 장관은 “데르나에서 발생한 사망자들의 대부분을 데르나 인근의 집단 묘지에 묻기 시작했다”면서 “아침까지 3000구의 시신을 묻었고, 추가로 2000구에 대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관계자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공식 집계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전날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1만8000명에서 최대 2만명이 될 수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도시의 4분의 1이 휩쓸려간 재앙적 피해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위기관리는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제 유엔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이번 대홍수로 인해 데르나에서만 최소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대홍수 피해를 입은 리비아 데르나 전경 [EPA]

피해 현장의 시신들이 제때 수습되지 않으면서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까지 확산하고 있다. 데르나 시장은 “실제로 시신 복구를 전문으로 하는 팀이 필요하다”면서 “잔해 밑과 물속에 있는 시체가 많아 도시가 전염병에 감염될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적신월사에서 시신 수색을 돕고 있는 엘샨티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여전히 매우 나쁘고, 위기 관리가 잘못되고 있다”면서 “구조, 구호작업이 조직화된 것이 없다. 리비아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피해가 ‘무정부’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적 문제로 인해 기상 예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인명피해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날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 단위의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기상당국이 제 기능을 했다면, 홍수로 인한 대부분의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기상 서비스가 제대로 운영됐다면 홍수 경보가 발령됐을 것이고, 이에 비상 관리국은 국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리비아의 기상예보 시스템 개선을 위해 당국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국가 안보 상황이 불안해 실현되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리비아는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LNA)과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GNU)가 대립하는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BBC는 양대 정부가 대참사 피해 구호를 위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우히드 파샤 IOM 영국대표부 대표는 BBC 라디오를 통해 동부와 서부를 장악하고 있는 정부들이 모두 국제 원조를 요청했다면서 “서쪽의 통합정부(GNA)는 국가 전체를 대표해 원조를 요청했고, 동부의 정부와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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