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日 최고 카레이서도 반했다”…‘녹색지옥’ 완주한 아이오닉5 N
현대차 ‘아이오닉 5 N 테크 데이’ 개최
‘뉘르부르크링을 주행하라’ 미션 부여
배터리부터 차체·샤시·페달까지 새롭게
전동화서도 ‘운전의 즐거움’ 추구한다

아이오닉5 N.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독일 중서부 뉘르부르크에 위치한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 서킷. 이곳은 20㎞가 넘는 주행거리, 154개의 코너, 300m 이상의 고저차, 극심한 날씨 변화로 일명 ‘녹색 지옥’이라고 불린다.

2021년 5월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은 경영진으로부터 뉘르부르크링 주행이 가능한 초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개발하라는 미션을 받게 된다. 당시 내부 분위기는 회의적이었다. 내로라하는 내연기관차들도 무수한 사고를 겪었던 서킷에서 내연기관 대비 약 40% 무거운 전기차를 주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게 탓에 서킷에서 안정적인 브레이크 성능을 확보하기 어렵고, 고속 주행 중 배터리가 과열돼 화재로 이어질 위험성도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현대차 입장에서 뉘르부르크링은 포기할 수 없는 도전이기도 했다.

14일 서울 마포구 레이어11에서 개최된 ‘아이오닉 5 N 테크 데이’에서 박준우 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실 상무가 N 브랜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현대차 제공]

이에 현대차 연구원들은 혹독한 시험 과정에 돌입했다. 배터리셀·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했고, 냉각 성능과 회생제동 시스템을 강화했다. 특화 차체·샤시 적용 등을 거쳐 아이오닉5 N을 완성해 나갔다.

14일 서울 마포구 레이어11에서 개최된 ‘아이오닉 5 N 테크 데이’에서는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아이오닉5 N이 공개됐다. 박준우 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실 상무는 “유명 경쟁사들의 전기차도 뉘르부르크링 한 랩(Lap)을 돌지 못했다”며 “아이오닉5 N은 두 랩을 돌고도 배터리 온도가 46도, SOC(State of Charge) 43%라는 기록을 냈다”고 말했다. 출발 당시 배터리 온도는 18도, SOC는 97.5%였다. 극한 주행 후에도 일정 성능이 유지된 것이다.

박준우(오른쪽 다섯번째) N브랜드매니지먼트실장 상무가 아이오닉5 N 앞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5 N은 현대차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다. 혁신적인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 강력한 회생제동 시스템 등 현대차의 첨단 기술력이 집약됐다. 아이오닉5 N에는 전·후륜 합산 478㎾(650마력, N 그린 부스트 사용 시)의 최고 출력과 770Nm(78.5㎏f·m, N 그린 부스트 사용 시)의 최대 토크를 내뿜는 고성능 모터 시스템 및 84㎾h의 고출력 배터리가 탑재됐다.

특히 현대차는 완벽한 트랙 주행을 위해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개발부터 직접 나섰다. 현대차는 배터리 제조사인 SK온과 협력해 4세대 배터리 셀(670Wh/L)을 만들었다. 4세대는 3세대 대비 에너지밀도가 8.4% 향상됐다.

현대차가 배터리셀의 설계·평가, 소재 검증, 성능 개선까지 핵심 과정을 주도적으로 담당했다. 박상진 배터리셀 설계팀 파트장은 “아이오닉5 N에 탑재된 배터리셀은 당사의 배터리 설계 역량, 냉각·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사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아이오닉5 N에는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N 레이스 ▷N 브레이크 리젠 ▷N 특화 차체·샤시 ▷N 페달 등이 도입됐다.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은 주행 시작 전 적합한 온도로 배터리를 냉각·예열해 주는 기능이다. N 레이스는 모터·배터리의 냉각을 강화해 배터리 최대 출력 범위를 확장해준다. 회생제동시스템인 N 브레이크 리젠은 기계식 브레이크의 사용 빈도를 줄이면서도 전반적인 제동 성능을 강화해준다. 날카로운 코너링을 위해 특화 차체와 샤시를 적용했고, N 페달 등 차별화된 브레이크도 탑재했다.

내연기관 차량 특유의 변속감과 주행 감성을 제공하는 ‘N e-쉬프트’, RPM·속도·토크 등 주행 정보를 바탕으로 고성능 전기차에 최적화된 가상 음향을 제공하는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 등은 “전기차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이다.

장영일 책임연구원은 “N 브랜드의 슬로건이 ‘Never Just Drive’”라며 “A에서 B지점으로 단순히 이동하는 것이 아닌, 항상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겠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유명 카레이서인 츠치야 케이치가 아이오닉5 N을 체험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5 N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쏟아지고 있다. 일본 유명 카레이서인 츠치야 케이치(Keiichi Tsuchiya)는 아이오닉5 N을 타고 “한국에는 스포츠카가 없어 기대감이 크지 않았지만, 아이오닉5 N을 보고 현대차가 무언가 재미있는 차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2200㎏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경쾌한 움직임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을 시작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고객에게 운전의 즐거움과 주행 감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 올해 말까지 트랙 유저들을 위한 ‘N 급속 충전기’를 설치한다.

현대차가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 설치 예정인 N 급속 충전기. [현대차 제공]
jiy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