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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밖으로 나온 게이머, 카레이싱 챔피언 되다
실화 바탕 영화 ‘그란 투리스모’
슈퍼카 향연...무한질주 카레이싱

카레이싱 게임에 빠진 청년이 실제 카레이서로 분했다. 그러고선 보란 듯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을 눌렀다. 이는 영화 ‘그란 투리스모’의 배경이 된 실화다.

영화 ‘그란 투리스모’는 영국의 프로 레이서 잔 마든보로의 이야기를 그린다. 마든보로는 어렸을 때부터 레이싱 시뮬레이션 비디오 게임인 그란 투리스모에 빠져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닛산이 주최하는 GT 아카데미 대회에 출전해 9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다.

GT 아카데미는 그란 투리스모의 최상위 플레이어들에게 실제 레이스 드라이버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우승자에게 실제 레이싱카를 운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닛산과 본격 계약을 맺고, 프로 레이싱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무한 질주하는 카레이싱으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의 주를 이루는 레이싱 시리즈 장면은 실제 레이싱 대회를 직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시속 300㎞를 훌쩍 넘는 빠른 속도와 시원한 레이싱 사운드는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

화려한 슈퍼카들의 향연은 영화의 꽃이다. 영화엔 닛산 GT-R 니스모 GT3, 람보르기니 우라칸 GT3, 페라리 488 GT3 EFO, 포르쉐 911 GT3 R, 맥라렌 720S GT3 등 65대에 달하는 슈퍼카들이 동원됐다. 특별 제작된 프로토 타입의 차량도 후반부에 등장한다.

마지막에 나오는 르망 24시 장면은 영화의 최대 하이라이트다. 르망 24시는 프랑스의 르망에서 매년 열리는 권위 있는 카레이싱 경기로 3명이 한 팀을 이뤄 오후 3시부터 24시간 경쟁한다. 마든보로는 CT 아카데미 출신 동료 2명과 경기에 나서는데, 레이스 초반 순위가 밀렸던 이들이 점차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앞서 나가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다.

영화는 단순히 레이싱 경기만 나열하기 보단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마든보로(아치 매덱 분)는 넉넉지 못한 환경 탓에 대학을 그만두고 진로는 뒤로 제쳐둔, 이른바 ‘N포 세대’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게임 속에서만 동경하던 직업을 실제로 이뤄내는 과정은 불가능해 보이는 꿈일지라도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실제 주인공인 마든보로도 영화에 출연한다. 그는 레이싱 장면에서 대역 배우를 대신해 직접 스턴트 드라이빙 장면을 촬영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촬영 중에 기다리는 시간이 많을 거라고 경고를 받았는데 신경 쓰지 않았다”며 “영화 줄거리에서 그렇게 핵심적인 부분에 참여할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고 말했다.

GT 아카데미 대회 장면에선 한국인 선수 이주환(이상헌 분)도 눈에 띈다. 극 중 마든보로와 함께 최종 5인에 선발되는 인물이다. 이는 카레이서 이정우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우는 한국에서 최초로 레이싱 게임으로 프로에 데뷔한 인물로, 2015년 그란투리스모 6 닛산 GT 아카데미에서 일본 지역 챔피언과 아시아 지역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현실에서는 마든보로와 이정우가 대회에 참가한 시기는 다르다.

20일 개봉. 134분. 12세 관람가.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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