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63% “바이든 행정부 인플레 대처 불만족”
a미국 캘리포니아 주 알함브라의 한 마트 계산대에서 쇼핑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계속된 인플레이션으로 지난해 미국인의 실질 가계 소득이 201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효과를 고려한 미국인의 중위 실질 가계 소득은 지난해 7만4580달러(약9920만원)로 집계돼 전년 7만6330달러에 비해 2.3%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폭은 2010년 이후 최대이며 실질 소득 감소세는 3년 연속 이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3년 연속 실질 소득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닷컴 버블, 1990년대 초 불황과 같은 경기 침체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0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인플레이션이 미국인의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원인이 됐다. 지난해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9.1% 오르면서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미국의 보충 빈곤율은 12.4%로 집계돼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비율이 올라갔다. 2021년 보충 빈곤율은 7.8%였다.
보충 빈곤율은 세후 소득과 정부의 지원금 등을 모두 합해 계산한 빈곤율로 세전 소득을 기반으로 세액 공제 등을 감안하지 않은 공식 빈곤율보다 빈곤층의 실상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공식 빈곤율을 지난해 11.5%로 전년도(11.6%)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전체 빈곤층 인구는 약 3790만명이었다.
특히 저소득층 아동 비율은 지난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코로나19 대응 계획의 일환으로 2021년 확대된 자녀 세액 공제 혜택이 지난해 만료됐기 때문이다. 이 혜택은 자녀 당 월 최대 3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녀 세액공제 혜택이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에서 연장이 거부되자 “수천만 가정에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득 불평등은 소폭 개선됐다. 소득 불평등의 지표인 지니계수는 0.488로 떨어졌다. 지니계수 0은 모든 소득 또는 자산 가치가 동일한 완전 평등을 의미하고 지니계수 1은 최대 불평등을 의미한다. 소득 90분위에 속하는 가구는 소득 10분위에 속하는 가구보다 12.6배 많은 소득을 벌었다. 지난 2021년에는 이 격차가 13.5배에 달했다.
물가 상승으로 미국인들의 실질적인 경제 생활 환경이 악화되면서 재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신 여론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63%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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