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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고, 많고, 물리면 쇼크까지” 최강 외래 침입종에 세계가 ‘초긴장’
지난 28일 오후 부산항 자성대 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 모습. 방역당국은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지점에서 반경 50m를 방제 구역으로 설정해 외부의 접근을 차단하고 적재된 컨테이너 270여 개에 대해선 이동 제한 조처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침입 능력이 강하고 피해 유발도 큰 외래 침입종 중 하나인 남미산 붉은불개미(red fire ant)가 유럽에도 정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중국에 이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진화생물학연구소(IBE) 연구팀은 12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서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시라쿠사시 인근 강 하구와 공원 등 4.7㏊(헥타르)에서 붉은불개미 둥지 88개를 찾았다고 밝혔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 붉은불개미 군집은 중국 또는 미국에서 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도시 지역의 절반 가량이 붉은불개미 서식에 적합한 것으로 파악돼 피해가 우려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마티아 멘체티 IBE 연구원(박사과정)은 "이 지역 주민들은 최소한 2019년부터 붉은불개미에 물렸다고 주장한다"며 "이 개미들은 상당 기간 이 지역에서 살았다. 실제 확산 범위도 훨씬 클 것"이라고 했다.

붉은불개미의 학명은 '솔레놉시스 인빅타'(Solenopsis invicta)다.

농업과 인류 건강, 나아가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외래 침입종으로 꼽힌다. 이 개미는 한 세기도 안 되는 기간에 남미를 벗어나 미국, 멕시코, 카리브해, 중국, 대만, 호주 등에 침입했다. 붉은불개미 침입 후 퇴치에 성공한 국가는 뉴질랜드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붉은불개미는 외래 침입종 중 피해 유발 규모가 5번째로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물리면 심한 자극과 통증, 피부염증, 알레르기 반응에 아나필락시스(과민성) 쇼크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파리와 런던, 바르셀로나, 로마 등 대도시도 붉은불개미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개미는 개체수가 많고 공격성이 강해 주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28일 오후 부산항 자성대 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 50여 마리가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지점에서 반경 50m를 방제 구역으로 설정해 외부의 접근을 차단하고 적재된 컨테이너 270여 개에 대해선 이동 제한 조처했다. [연합]

한편 우리나라에도 지난 8월28일 부산항 자성대 부두에서 붉은불개미 150여마리가 발견돼 긴급방제에 나선 바 있다.

방역당국은 반경 50m를 방제 구역으로 설정하고 부두 전체에 개미 포획기 800여개를 둬 역학조사와 소독작업을 실시했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존연맹이 선정한 세계 100대 악성침입외래종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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