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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비밀무기 실험이 하와이 산불 원인” 음모론 배후, 중국이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카훌루이의 한 교회에서 주민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 지난 8일 하와이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최소 93명이 사망하고 약 60억 달러(약 7초9천90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100명 넘는 사망자가 생긴 하와이 마우이섬의 대규모 산불을 틈타 중국 쪽에서 '미군이 비밀 무기를 실험하다 불을 냈다'는 음모론을 퍼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국 싱크탱크 랜드(RAND)연구소, 메릴랜드대 등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중국 정부가 배후로 지목된 이 음모론의 개요는 미국 정부가 날씨를 활용한 신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하던 중 마우이섬에 불을 냈고, 이 사실을 영국의 해외정보국(MI6)이 파악했다는 식이다.

중국은 이 음모론의 신빙성을 높이고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조작 사진까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지도국을 꿈꾸는 나라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내년 미국 대선을 겨냥해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지는 불분명하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일단 미국의 각종 음모론자 중에서도 마우이 산불이 미군의 비밀무기 탓이라는 음모론에 대한 반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감지된다.

15일(현지시간) 대형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새까맣게 탄 자동차가 방치돼 있다. 지난 8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자 수가 최소 99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10일에 걸쳐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

다만 중국이 미국을 정조준해 적극적으로 음모론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이버보안업체인 레코디드퓨처의 브라이언 리스턴 연구원은 "중국이 자신들의 이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안에도 음모론을 내는 건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이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음모론 생산에 공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는 마우이섬 산불 이후 미국의 온라인 사용자를 향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돈으로 산불 피해 난민을 도와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퍼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최악의 산불 참사를 겪은 하와이 마우이섬은 다음 달부터 관광을 재개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8월 마우이섬 일대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115명이 사망하고 라하이나 지역의 유명 관광지가 초토화됐다. 산불 참사로 인해 파악된 실종자는 현재까지 66명이다.

하와이 당국에 따르면 마우이섬 카훌루이 공항을 오가는 승객은 일 평균 7000명에서 산불 참사 이후 2000명으로 70% 가까이 감소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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