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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 580주년 훈민정음 해례-언해본 동시 첫 복간
원본 모습 가깝게…창제원리 수록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올해 한글 580주년 훈민정음 해례본-언해본이 처음으로 동시 복간됐다.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의 내용이 세상에 빛을 보면서 한글 창제 목적과 글자의 원리, 사용법 등이 확인되자 ‘문창살을 보고 만들었다’는 등 일제가 퍼뜨렸던 한글 폄훼, 왜곡 논란도 막을 내릴 전망이다.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미술재단 소장]
복간한 훈민정음 해례본

해례본의 존재가 밝혀진 것은 ‘문화유산 수호자’라 불린 간송 전형필 선생 덕분이었다.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편안한 삶 대신 우리 민족의 뿌리를 지키는 데 앞장선 간송이 역사 기록에만 남아 있던 해례본을 지켜낸 것이다.

그는 수소문 끝에 당시 기와집 수십 채에 해당하는 돈을 주고 해례본을 사들이면서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고,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 제70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존 및 보안 등의 문제로 단 몇 차례만 한시적으로 공개했다. 몇 해 전 ‘훈민정음’ 상주본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해례본과 비교했을 때 훼손되거나 떨어져 나간 부분이 많고 최근 화재로 인한 소실 의혹 등으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
복간한 훈민정음 해례본

따라서 원본 상태와 전문을 확인할 방법은 간송미술문화재단(이사장 전성우)이 소장한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일하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가온누리와 함께 577여 년의 역사를 지닌 훈민정음 해례본을 복간해 나라의 보물을 국민과 나누겠다고 선언했다. 2015년 교보문고에서 1차 복간본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언해본과 함께 복간돼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가온누리 출판을 통해 제작되고 유통될 이번 복간사업은 간송미술관에 보관하고 있는 국보 제70호를 정밀한 고증과 작업을 거쳐 현재 상태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언해본 역시 문화재청이 국어사학회와 함께 복간한 것을 실제 책으로 처음으로 펴낸다.

이번 복간은 현 상태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현존하는 원본의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는 현상복제 방식을 채택했고, 한지를 사용해 고서의 촉감을 살렸다. 세부 구성요소 역시 그대로 복원하면서 세월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담았다. 여기에 원본(간송본)과 같은 시침안정법과 자루 매기라는 전통 제본으로 고서의 아름다움까지 더했다고 재단은 밝혔다.

이 책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배경과 해례본과 언해본의 구조와 내용, 간송 전형필과 해례본 이야기, 한글의 원리 등을 다양한 자료를 곁들여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여기에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국․영문 현대역도 함께 수록했다.

또한 최초로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문을 현대 활자로 재현하여 음을 단 ‘활자 재현본’과 해례본 원본과 다듬본(교정본)의 비교도 확인할 수 있다. 해설서의 감수는 원로 국문학자이자 훈민정음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정우영 동국대학교 명예교수가 맡았다.

간송미술문화재단 관계자는 “간송이 일생 온 힘을 다해 문화재를 지킨 것은 우리 민족에게 이처럼 훌륭한 문화와 역사가 있다는 자긍심과 자신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정신이 온전히 집결된 한글의 뿌리가 되어준 ‘훈민정음’을 국민들께서 직접 접하실 수 있도록 출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가온누리의 관계자는 “민족의 뿌리가 언어에서 오듯 훈민정음 해례본이야 말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소중한 뿌리”라고 말했다.

한편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동시 복간은 올해 한글날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독자들 뿐 아니라 해외동포와 우리나라를 찾는 해외 귀빈, 한국 문화를 더 알고 싶은 외국인 등 한글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이라면 어디든 그 가치와 역사를 소개할 예정이다. 복간본은 내달부터 전국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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