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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 초교 교사 ‘정서학대’ 판단 세이브더칠드런에 수년 간 월 3만원씩 후원
9일 오후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 A씨가 국제아동권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를 수년 간 후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 A씨가 초등학교교사노조에 교권 침해 사례를 제보하면서 “아동학대 조사 기관의 어이없는 결정을 경험했다. 그들은 교육 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그 아동학대 조사 기관이다.

11일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A씨는 자녀를 낳은 2011년부터 수년간 이 단체에 월 3만원씩 후원했다.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운구 차량이 9일 오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를 떠나자 학부모가 울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후원하던 네팔의 한 아동이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후원을 종료했다고 한다.

대전교사노조 관계자는 유족의 말을 빌려 “A씨가 출산과 함께 마음으로 낳은 아이를 후원하고자 했다”며 “가장 중립적이고 종교색이 없는 단체 같아 세이브더칠드런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A씨는 2019년 초등학교 1학년 생이던 가해 학생을 교장에게 보냈다는 이유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 교육청 장학사의 조사 결과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으나 세이브더칠드런이 조사 결과 ‘정서학대’로 판단해 사건이 경찰서로 넘어갔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A씨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하자 경찰은 이를 아동학대 의심 사례로 판단하고 관할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사례를 통보했다.

10일 오전 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정문 앞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당시 근무했던 학교 교장 앞으로 항의성 근조화환이 쇄도하고 있다. 숨진 교사가 초등교사노조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친구를 괴롭히는 학생 행동을 지도하다 불거진 학부모의 악성 민원 때문에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당시 교장과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한 달간 5차례 관련 아동과 학부모, 교사 등 전 학급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엔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했고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는데, 당시만 해도 경찰에 조사 결과를 제출할 의무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2020년 초 아동의 학부모가 경찰에 고소하면서 A씨 관련 수사가 재개됐다. 이 때 세이브더칠드런은 경찰에 제출 의무가 생겨 조사 결과를 전했다.

A씨 사망 뒤 세이브더칠드런 후원 해지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일고 있다.

한 직장인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제대로 검증없이 아동학대 교사라고 지목하고, 내가 이러라고 기부한 건 아닌데”라며 세이브칠드런 후원을 해지했다고 알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 온 ‘세이브더칠드런 후원 중지합시다’란 글에는 “애들 도와주랬더니 애먼 데서 힘 뺀다. 조사한답시도 돈 썼을 거 아니냐. 내 돈을 남을 그렇게 만들었다 생각하니 넘 화난다”, “전화로만 취소할 수 있나. 아침부터 전화 연결 안된다”, “생각보다 아동 보호단체들이 깨끗하지 못함” 등의 댓글이 달렸다.

대전교사노조 관계자는 “아동 관련 단체라 후원하는 교사들이 많았는데 해지하고 있다”며 “세이브더칠드런 등의 교육·행사 협조 요청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학대아동 치료와 사례 관리, 예방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마다 1곳 이상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두도록 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경우 대전 서부(서구·유성구)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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