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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한‧미 금리 동조화, 장기물 강하고 중·단기물 약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해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는 과정에서 양국 간 국채 금리 동조화가 강화된 가운데, 올해도 동조화는 지속되고 있지만 동조성의 정도는 만기물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11일 'BOK 이슈노트-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에서 "지난해에는 한·미 금리의 동조성이 모든 만기에서 강화됐으나 올해 들어서는 단기물 간 동조성은 크게 약화된 반면 장기물의 동조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만기별로 차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 들어 한·미 정책금리 격차가 100bp 확대됐음에도 장기물 간 격차는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 국채 수익률곡선이 역전된 것과 달리 국내 수익률곡선은 완만하게 우상향했다.

[제공=한국은행]

한·미 금리 동조화는 ▷실물경제 연계 경로 ▷통화정책 기대 경로 ▷글로벌 유동성 및 위험 회피 경로 등 3개지 경로를 통해 발생하는데, 지난해에는 3가지 경로가 모두 동조화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으나 올해는 실물경제 연계 경로와 통화정책 기대 경로는 다소 약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공급 충격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됐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 들어 한국과 미국의 물가·성장 여건과 향후 전망에 대한 시장 기대가 차별화되면서 실물경제 연계 경로가 약화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미 정책금리가 이러한 물가·성장 기대 차이를 반영해 중단기적으로는 다소 엇갈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장기적으로는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글로벌 유동성 및 위험 회피 경로 측면에서는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 에도 글로벌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수준을 유지하고, 글로벌 리스크 요인에 대한 민감도도 여전히 높아 기간프리미엄을 매개로 금리 동조화 유인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한·미 금리도 기대단기금리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중·단기물의 경우는 차별화 움직임을, 기간프리미엄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장기물은 여전히 높은 동조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물의 경우 미 국채 금리의 영향이 지난해 18~19% 수준에서 올해 들어서는 10%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10년물에 대한 영향은 소폭 감소에 그치면서 여전히 50%를 상회하고 있다.

[제공=한국은행]

구병수 한은 채권시장팀 과장은 "최근 한‧미 금리 동조화 지속에도 중·단기물의 경우에는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고 이와 금리 수준이 연동되는 가계 및 기업의 자금 조달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최근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에도 국내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는 대체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계·기업 대출금리가 1년 이하 단기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회사채, 은행채 등의 발행 만기도 3년물 이하 중·단기물 비중이 높아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 우려할 만큼 크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 금리의 경우 여전히 미 국채 금리와 동조성이 높아 이와 연계된 일부 대출금리, 은행채 및 회사채 금리 등은 미 국채 금리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구 과장은 "향후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미 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미 국채 금리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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