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총리실에서 회담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대(對)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침을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이 러시아 침공에 '대반격' 태세를 갖춘 우크라이나를 위해 이른바 '더티 밤'(Dirty Bomb·더러운 폭탄)으로 불리는 열화우라늄탄 등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 규모의 추가 지원 계획을 밝혔다.

러시아군 전차나 장갑차의 철판도 뚫는 파괴력을 갖고 있지만, 그렇기에 더 논란이 되는 열화우라늄탄 지원 계획을 놓고 러시아의 강한 반발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시간) AF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키이우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6억6550만 달러(약 8871억원)의 군사 및 민간 안보 지원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이상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지원 패키지에 에이브럼스탱크에 장착될 120mm 열화우라늄탄 등을 포함한 대전차 무기와 포탄, 방공 무기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 농축 과정 중 발생한 열화우라늄을 활용한 전차 포탄이다.

먼 거리에서 적의 장갑차나 전차의 철판을 뚫을 만큼 파괴력이 강력하다. 하지만 열화우라늄탄은 표적과 충돌해 폭발시 방사성 먼지 등 독성물질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티 밤'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후 미국이 열화우라늄탄을 우크라에 제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열화우라늄탄은 연내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것이라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계획을 밝혔다. [연합]

미국은 앞서서는 국제 사회의 반발에도 아른바 '강철비'로 불리는 집속탄을 우크라에 지원한 바 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무기다. 모(母) 폭탄이 상공에서 타진 뒤 그 안에 있는 자(子)폭탄이 쏟아져 나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는 식이다.

문제는 자폭탄 내 불발탄이 많아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집속탄이 본격적으로 쓰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폭탄의 불발률은 40%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