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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비 비싼데, 졸업해도 딱히…“대학 뭐하러 가나?”
지난 2022년 2월14일 오후 서울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이 캠퍼스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대학 졸업장이 필수로 여겨지는 시대가 저물고 있는 걸까. 미국인들 사이에서 대학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에 비해 영국이나 캐나다 등 다른 선진국에서는 대졸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여타 선진국 간에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대학 진학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교육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는 미국인은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5년(57%)과 2018년(48%) 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다.

갤럽의 2021년 조사에선 미국인 학부모 중 46%가 자녀가 고교 졸업 후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드는 학비 등 총 비용이 크게 상승한 반면 대학 졸업장이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NYT는 전했다.

과거 미국에서 1980년대 이후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 격차를 뜻하는 ‘임금 프리미엄’은 점차 증가해 왔다. 2000년대 초반 이들 간 임금 격차는 60%를 넘었으며 이후 65% 안팎을 맴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4년제 사립 및 공립 대학 등록금은 1992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 사립대학에 다니는 데 드는 1년간 총비용은 생활비를 포함해 연간 5만8000달러로 추산된다. 비용 충당을 위해 학비 대출을 받는 대학생이 늘어나 이들의 총부채 규모는 1조6000억 달러로 2007년(5000억 달러) 대비 3배 이상 커졌다.

대학 진학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실제로 대학 등록 학생 수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2010년 미 전역 대학에 등록한 학부생 수가 1800만명이 넘었지만, 2021년에는 1550만명을 밑돌면서 무려 250만명 가량이 급감했다.

2016년까지 고교 졸업자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했지만, 최근 대학 진학률은 62%로 감소했다.

반면, 영국이나 캐나다 등 다른 선진국에서는 대졸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청년들의 학사학위 취득률은 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영국의 학부생 수는 2016년에 비해 12% 증가했고, 미국은 같은 기간 8% 감소했다.

캐나다의 2·4년제 대학을 졸업자는 67%로, 미국 보다 15% 포인트 가량 높다.

대학 진학에 대한 선호도가 갈리는 미국과 여타 선진국 간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대학 등록금이다.

캐나다와 일본의 공립대학 등록금은 연간 5000달러 정도이고, 프랑스 독일 덴마크 독일 등의 대학 등록금은 무료다.

한편, NYT는 “대졸자 감소로 미국 경제는 2030년까지 1조20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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