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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3%대 반등’…정부 "10월 안정화 전망" 가능성은[세종백블]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는 보합세 유지
농산물 생육기간 짧아 가격 안정화 예상
최근 유가 고공행진이 상승률 하락에 관건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석달 만에 다시 3%대로 반등했다. 6,7월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찾는 듯 했으나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집중호우로 인한 농산물 가격의 급등으로 상승 압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전반적인 둔화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유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연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의 물가 관리에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8월 물가, 석달 만에 다시 3%대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전달(2.3%)과 비교해 1.1%포인트 상승, 2000년 9월(1.1%포인트) 이후 최대폭이다. 지난 2월부터 둔화한 물가상승률은 7월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특히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은 1년 전보다 5.4% 올라 전체 물가를 0.26%포인트 끌어올렸다. 과실 물가가 1년 전보다 13.1% 상승, 지난해 1월(13.6%)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특히 사과(30.5%), 복숭아(23.8%) 등이 큰 폭으로 올랐고, 채소류는 작년 폭염에 따른 높은 물가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1% 하락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16.5% 올랐다.

석유류는 11.0% 하락했다. 7월까지 계속된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전달(-25.9%)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이에 따라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농산물값 상승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올해 3월(4.4%) 이후 최대 폭이다.

정부 "물가 전반적인 둔화 흐름 지속"

정부는 8월 지표가 반등했지만, 전반적인 둔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9% 상승하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전달과 같은 수준인 3.3% 상승에 그쳤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근원물가로 볼 수 있는 두 지수가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는 것은 8월 물가가 기조적 물가 흐름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변동이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9월에는 국제유가·기상여건 등 높은 물가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으나,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10월 이후 물가는 다시 안정흐름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조선소를 찾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 초반대로 예상된다"면서 "10월부터는 빠르게 안정돼 연말에 2%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은행도 5일 통계청 발표 이후 "8월 경제전망 당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최근 석유류·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 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8월 상승률(3.4%)과 7월(2.3%)의 차이 1.1%포인트를 분석하면, 절반 이상이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것.

지난해 상반기에 국제유가가 크게 올라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떨어졌지만, 8월에는 석유류 가격이 급락하면서 올해 8월 반대 방향의 기저효과로 다시 올라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지난해 9월에도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만큼 올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8월과 비슷하거나 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23RF]
유가 흐름, 일시적? 만성적?…향후 추이가 물가 하락에 관건

그러나 당국의 전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정부가 8월 물가 상승의 일시적 요인으로 꼽은 농산물 가격은 채소류의 생육기간이 짧아 공급이 늘면 가격이 곧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 유가는 대외 변수라 정부나 시장 주체들이 관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DB금융투자가 7일 배포한 보고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으로 국제 유가가 연말까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최대 500억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있었다"며 "아람코의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2배 규모에 달하는 주식 매각 규모를 고려하면 고유가가 유리하며 감산은 연내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하루 100만배럴(직전 반기 대비) 수준의 수요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당초 8월말로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 조치를 10월까지 2개월 연장한 정부로선 물가와 세수를 놓고 다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123RF]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무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 전함으로써 독자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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