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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더비 ‘갈기갈기 찢긴 뱅크시’ vs 크리스티 ‘바스키아 감상하는 워홀’
세계 양대 경매사 소더비ㆍ크리스티
프리즈 앞두고 한국에서 알짜 전시
뱅크시 ‘풍선 없는 소녀’ 만나고
바스키아와 워홀의 우정 둘러보고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최종환 파라다이스시티 대표이사(왼쪽)와 닉 버클리 우드 소더비 세일즈 디렉터가 뱅크시의 대표작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 작품의 제목은 무려 세 번이나 달라졌다. 2018년 영국 런던의 경매장,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 소더비 경매에서 104만2000 파운드(당시 환율로 16억9000만원)에 낙찰된 작품은 뱅크시가 액자 내부에 숨겨둔 파쇄기에 의해 갈갈이 찢겨졌다. 절반 가량 파쇄된 작품은 이후 ‘사랑은 쓰레기통에’로 제목이 바뀌었고, 2021년 경매에 다시 나와 1870만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304억원)에 낙찰됐다. 뱅크시 작품 사상 최고가 거래 기록이었다.

이 작품이 한국에 왔다. 제목은 ‘풍선 없는 소녀’다. 소더비의 닉 버클리 우드 세일즈 디렉터는 최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전시를 준비하며 뱅크시 스튜디오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2021년을 기점으로 작가가 작품 제목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새로운 제목으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2. 앤디워홀이 장 미셀 바스키아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세계 현대 미술사의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바스키아. 그는 미국 미술계에서 소외된 인종을 캔버스로 가져왔다. 복싱선수, 농구선수, 재즈음악가 등의 직업을 가진 흑인들. 그의 대표작 ‘전사(Warriors)’와 그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던 1981~1983년 사이의 작품 6점을 턱에 손을 괴고 있는 앤디워홀(자화상(Self-Portion))이 들여다 본다. 앤디워홀과 바스키아는 함께 작품을 제작할 만큼 깊은 우정을 나눴다. 워홀은 바스키아가 꼽는 ‘일생의 영웅’이었다.

뱅크시 ‘풍선 없는 소녀’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세계 양대 경매사가 걸출한 작가들과 함께 한국 시장을 두드렸다. 소더비와 크리스티다.

아시아 진출 50주년을 맞은 소더비는 한국 진출과 프리즈 서울 개최를 기념, 5일부터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러브 인 파라다이스: 뱅크시 앤 키스 해링’전(11월 5일까지)을 연다.

전시에는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며 시작된 ‘플라워 파워’ 운동에서 모티브를 따 화염병 대신 꽃다발을 든 인물이 등장하는 ‘사랑은 공중에’(Love is in the Air. 2006), 키스 해링의 ‘짖는 개’ 이미지를 차용한 스텐실 벽화 ‘무기를 고르시오’(Choose Your Weapon.2009) 등 뱅크시 작품 19점이 나온다.

키스 해링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공업용 비닐 방수포에 그린 1984년작과 해링을 대표하는 ‘빛을 내는 아기’ 이미지를 그린 1981년작 등 13점을 만날 수 있다. 관람은 무료다.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뱅크시 스튜디오가 이번 전시를 공인하며 조건으로 무료 관람을 제시했다”고 귀띔했다.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장 미셸 바스키아와 앤디워홀의 작품을 선보이는 '헤즈 온: 바스키아 & 워홀(Heads On: Basquiat & Warhol)' 전시 [연합]

크리스티는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헤즈 온: 바스키아 & 워홀(Heads On: Basquiat & Warhol)’ 전을 연다. 5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전시 문화 공간 ‘현대카드 스토리지(Storage)’에서 단 사흘간 열린다. 일반 관객에는 7일 하루만 공개된다.

전시에 나오는 작품은 많지 않다. 크리스티 코리아가 고객들에게 대여한 총 10점. 다만 가격은 상당하다. 전체 가격만 해도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전시의 특별함은 1980대를 풍미한 두 거장의 만남과 우정을 테마로 했다는 데에 있다. 국내에서 장 미셸 바스키아와 앤디 워홀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전시는 지난 1991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워홀과 바스키아의 세계’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선 워홀이 말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그린 ‘꽃’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당시 워홀은 필름기업 코닥이 컬러 인쇄기 광고를 위해 찍은 ‘꽃’ 사진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이로 인해 저작권 침해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던 작품을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976만달러(약 125억원)에 낙찰된 바스키아의 ‘무제’(자화상)와 11월 경매 예정인 워홀의 1967년작 ‘자화상’ 등도 나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선구적이면서도 뚜렷한 개성을 지닌 두 거장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20세기 예술을 정의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됐으며, 오늘날까지도 전세계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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