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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EA 핵 보고서, “이란, 무기급 우라늄 농축 속도 늦춰”…핵 협상 의지 제스처
3개월간 60% 농축 우라늄 6.7% 증가 그쳐
2021년 이후 가장 느린 증가 속도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란이 무기급 수준의 우라늄 생산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에 따라 핵 협상까지 재개하기 위한 유화 제스처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이 입수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최대 60%까지 농축된 121.6㎏의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2월에 87.5㎏이었던 순도 60% 우라늄은 5월 114㎏으로 30% 증가했지만 8월에는 5월에 비해 6.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느린 증가 속도라고 AP통신은 평가했다.

순도 60% 농축 우라늄은 짧은 기술적 단계만 거치면 무기급인 90%로 농축할 수 있어 2주 안에 핵무기를 제작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순도와 관계 없이 이란의 모든 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3795.5㎏으로 추정됐다. 이는 이전 최근 보고서에서 기록된 4744.5㎏에서 20% 가량 줄어든 양이다. 보고서는 이란이 농축 우라늄의 일부를 다시 희석하면서 비축량이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핵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은 2015년 체결된 ‘포괄적 공동행동 계획(JCPOA)’에 따라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다. 이 합의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러시아가 서명했다.

당시 국제사회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한 뒤 대 이란 제재를 되살렸다.

이에 대응해 이란은 우랴눔 농도를 60%까지 높이면서 비축량 역시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다만 이란은 이를 통해 핵무기를 만들 계획은 없다고 주장했다. 2021년 이후 핵 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됐으나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 5명의 석방을 대가로 한국에 묶여 있던 이란 석유 수출 대금 60억달러(약 7조9천억원)가 동결 조치에서 해제됐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이같은 조치가 올해 상반기 오만에서 진행된 양국 간 비공식 합의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비공식 합의에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 농도를 60% 이하로 유지하고 시리아와 이라크 내 이란 지원 조직이 미군을 공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농축 우라늄 생산 속도를 늦춘 것이 확인된 것은 이란이 비공식 합의를 잘 이행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 3월 이란이 현재 실험 가능한 핵무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심 개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IAEA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려는 시도에 반하는 제한을 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IAEA 관리들의 비자를 거부했으며 2021년 2월 이후 감시 카메라 영상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막았다. 감시단은 또한 이란이 잠재적 핵 시설로 신고하지 않은 두 곳에서 발견된 인공 우라늄 입자가 검출된 이유와 현재 위치를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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