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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케이가 그린 ‘청춘 노래’…“늙지 않는 음악 하고 싶다” [인터뷰]
데이식스 영케이 ‘2년 만에 컴백’
두 번째 솔로…11곡 채운 첫 정규
“이전과는 다른, 지금의 나를 담아”
데이식스 영케이가 카투사 전역 후 솔로 앨범으로 돌아왔다. 영케이는 “오랜만의 컴백이라 많이 긴장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금 이 말이 우리가 다시 시작하자는 건 아냐. 그저 너의 남아있던 기억들이 떠올랐을 뿐이야.” (데이식스 ‘예뻤어’ 중)

‘청춘의 조각’들이 그의 노래에 있다. 스물 한 살에 데뷔해 서른을 앞둔 지금까지, ‘시간의 흐름’을 차곡차곡 밴드 데이식스(DAY6)의 영케이(Young K·29)가 만든 음악 안에 담긴다. 일상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감정을 익숙한 언어로 길어 올린 노래는 누군가의 ‘시절 음악’이 됐다.

데이식스 영케이가 첫 솔로 정규 앨범 ‘레터스 위드 노트(Letters with notes)’를 들고 왔다. 전역 후 선보이는 첫 앨범으로, 2년 만의 컴백이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영케이는 “오랜만의 컴백이라 많이 긴장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새 앨범엔 영케이가 하려는 이야기를 빼곡히 채웠다. 앨범의 제목은 ‘음표로 쓴 편지’라는 의미다. 그는 “가사라는 것이 한정된 시간과 음절 안에 단어들을 고심해 넣어야 하다 보니 음가가 담긴 글자들이 모여 하나의 편지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앨범은 영케이가 세상에 띄우는 달콤한 편지이기도 하다.

타이틀 곡은 ‘이것밖에는 없다’다. 영케이는 “가장 최신의 나를 표현하는 곡이 타이틀 곡”이라고 했다. 이 곡은 영케이의 미니 1집 ‘이터널(Eternal)의 타이틀 곡인 ‘끝까지 안아줄게’에서 출발한다. 노래는 “끝까지 안아 줄게라는 말이 무색하게 내 품 안에서 너는 흐느끼고 있네”라는 첫 소절로 시작한다. 떠나가는 사랑에 대한 애틋한 감정선이 이어지는 곡이다. 사랑을 놓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으려고 영케이는 자신 안에서 이별하는 사람과 닮아있는 감정을 꺼내왔다.

데이식스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라는 사람은 무언가를 끝까지 잡고 있는 성향이더라고요. 특히 먹는 것에 있어선 더 그런 편이에요. (웃음) 좀 남겨도 되는데, 그렇지를 못해요. 내려놓아야 하는데, 더는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랫말을 시작했어요.”

영케이가 쓰는 노랫말의 강점은 ‘일상성’에 있다. 그가 포착하는 일상의 순간들은 담백하다. 드라마틱한 사건에 휘말리지도, 억지스러운 이야기를 꾸며내지도 않는다. 그저 담담히 일상을, 그리고 사랑을 그려낸다. 화려하지 않아 오래 남고, 감성이 짚게 깔리지만 끈적거리지 않는다.

“일상을 (노래에) 담기 위해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예전엔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한없이 기다린 적도 있었어요. 제 안에 쌓인 아이디어가 없을 땐, 현장에 가서 모두를 기다리게 만들기도 했죠. 시간이 쌓이고 노련해지면서 평소의 생각이 자연스러게 나오고, 이제는 어떤 곡과도 어울리는 노랫말을 꺼내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데이식스의 데뷔 앨범부터 꾸준히 작사, 작곡에 참여한 영케이는 지난 2017년 ‘에브리 데이식스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밴드의 메인 작사가가 됐다. 데이식스의 노래는 물론 동료, 선후배 곡에 참여도 많이 했다. 올초엔 하이키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를 통해 같은 세대 청춘을 위로했다. 이 곡은 하이키의 존재감을 알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데이식스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실 ‘창작의 영감’을 퍼올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영케이에겐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이야기가 된다. 그는 “데이식스 앨범에선 직접한 경험과 친구들과의 대화, 소설, 영화, 드라마에서의 간접 경험이 어우러져 가사가 나왔다”고 말했다.

작곡가 홍지상은 영케이가 싱어송라이터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스승이다. “프로라면 언제든 곡을 써낼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조언은 영케이가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그는 “어떤 주제가 주어지든 그것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더 발전시키는 노력을 하게 됐다”며 “하나의 상황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다른 캐릭터의 시점으로 써보며 조금은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케이가 작사를 할 때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도입부’다. 그는 “도입에선 어떤 형태로는 이목을 끌도록 하거나, 이목을 끌지 않더라도 곡의 느낌을 설명해줄 수 있는 언어로 첫 소절을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후렴의 멜로디에 맞는 노랫말을 이어간다. ‘제목’은 곡의 전체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 짓는다.

이번 앨범엔 ‘이것 밖에는 없다’를 비롯해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스트레인지(STRANGE)’, ‘꿈꾼 (Dreamer)’, ‘오늘만을 너만을 이날을’ 등 총 11곡이 담겼다. 영케이는 “한 곡 한 곡이 전부 내 삶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전과는 다른 내 모습과 사상, 생각이 담겼다”고 했다.

데이식스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15년 데뷔해 어느덧 9년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한 사람으로, 또는 보컬리스트로, 혹은 창작자로도 많은 변화를 거쳤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할 땐 굉장히 두려웠는데, 도전들의 연속을 지나오며 이제는 조금 더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케이는 스스로를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가수로서 이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많이 들었고, 제 능력을 의심하기도 했어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해왔지만, 무대에 있는 저를 함께 있는 존재로 바라봐주는 팬들의 눈빛을 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음악을 더 좋아하고, 즐기고, 오래 하고 싶어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됐어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많은 시기다. 20대 초반에 데뷔해 30대에 접어들었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트렌드의 한복판에서 데이식스이면서 영케이만의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솔로앨범을 통해 나의 색을 찾아가고 있다”며 “아직 나만의 특색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강점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제나 방향성은 ‘좋은 음악’이다. 애써 트렌드를 따르지도, 트렌드를 만들어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작업을 할 때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만 트렌드를 좇지는 않아요. 트렌드를 무시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트렌드가 무엇인지 분석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멤버 원필의 말을 빌리자면, 데이식스로도 영케이로도 ‘늙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늙지 않는 음악은 어떤 사운드와 보컬, 노랫말을 담아도 명곡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런 명곡이라면 누가 들어도 좋은 음악이지 않을까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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