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긴급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소방차가 승객을 태운 자율주행 택시와 충돌했다. [샌프란시스코 소방국]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에서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를 가로막아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샌프란시스코 소마 지역 인근 4차선 일방통행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는 중상을 입은 피해자를 싣고 병원으로 출발하려 했으나, 크루즈 자율주행 택시 2대가 통로를 가로막고 서 있는 바람에 바로 출발할 수 없었다.

크루즈는 무인택시를 운영하는 제네럴모터스(GM)의 자회사다. 차를 비켜달라고 해도 운전자가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출발이 지연된 구급차는 결국 다른 차선에 있던 경찰차가 이동하고 나서야 겨우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구급차는 사고지점에서 약 3.8km 떨어진 저커버그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는데, 도착 후 약 20~30분만에 사망했다.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은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을 담았으며, 무인 택시로 인해 피해자 운송과 치료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반면 크루즈 측은 자사 택시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크루즈 측이 NYT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구급차를 가로막았다고 하는 택시 2대 중 1대는 피해자가 구급차가 실리기도 전에 현장을 떠났으며, 나머지 1대도 구급차가 못지나가게 가로막은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 지닌 니콜슨(Jeanine Nicholson)은 "이러한 사고에서는 일분일초가 중요하다. 응급요원들이 환자에게 바로 접근할 수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은 또 이번 사건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크루즈 차량이 응급구조 차량을 방해하는 사례는 훨씬 더 많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