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인천·김포에 집중
세종시는 주택 유형별로 가격 총액 격차가 가장 크게 났다. 아파트 가격 총액(27조2159억원)이 다세대(599억원)의 454배에 달한다. 세종시 다정동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투자 수요와 연계된 ‘외지인 매수 건수’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세종, 경기 김포, 인천 등은 최근 6개월 간 세 건 중 한 건 꼴로 외지인 매수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 세종 아파트 외지인 거래 건수는 1000건을 웃돌았다. 전체 거래 3212건 중 1095건(34%)이 외지인 거래로 집계됐다.
세종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을 당시 가격이 가장 크게 급락한 지역 중 하나다.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마이너스 변동률은 올해 2월(1630만원/3.3㎡)까지 지속돼 당시 매매가격은 2021년 8월에 비해 29% 하락했다. 이는 동기간 시도별 가격 변동률 기준 가장 큰 하락률이었다.
그런데 올 상반기 부동산 거래량이 붙기 시작하면서 세종 아파트를 매수하고자 하는 외지인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세종시 외지인 매수 건수가 100건을 웃돈 달은 5월, 12월 뿐이었는데 올해는 1월을 제외하고 100건을 넘겼고, 200건 이상을 기록한 달도 다수 있다. 세종의 월별 외지인 매수 거래 비중은 30%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지인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건 투자 수요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세종 다음으로 최근 6개월 간 외지인 투자가 많은 곳은 천안시 서북구로 조사됐다. 이 지역은 최근 6개월 발생한 4120건 거래 중 25.1%(1035건)가 외지인 거래였다. 특히 지난달에는 서울인 매수 거래가 전달(6월)보다 61% 늘어난 29건으로 집계됐다. 이 일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연장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으로, 이같은 기대감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외지인 거래는 인천과 김포에 집중된 상황이다. 김포의 경우 최근 6개월 거래 2567건 중 34.9%(897건)가 외지인 거래였다. 이중 602건(67.1%)은 서울 거주자였다. 인천은 서구(952건, 27.5%) 부평구(734건, 33.6%)에서 외지인 거래가 잦았다. 인천 부평구는 지난 2월 외지인 거래(113건)가 내지인 거래(112건)보다 많이 일어나기도 했다.
서울로 좁혀보면 최근 6개월 간 외지인 거래 비중이 가장 컸던 자치구는 관악구였다. 관악구는 최근 6개월 간 686건 거래됐는데 이 가운데 42.8%(294건)가 외지인 거래였다. 그 뒤는 강북구(156건, 37.1%), 송파구(503건, 30.2%)가 이었다. 송파구는 거래건수로 보면 서울에서 가장 외지인 투자가 많이 일어난 자치구로 조사됐다.
다만 부동산 매매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등세에 돌입하면서, 전국 기준으로 저가 매수를 염두에 둔 외지인 투자 수요는 다소 감소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외지인 매수 비중은 5월 22%까지 올랐다가 6~7월은 19%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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