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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중국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국내 제조업 분야 대기업 생산이 11개월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1월 이후 최장 마이너스 행진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경기 '상저하고' 전망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7월 제조업의 대기업 생산지수는 105.7(2020년=100·불변지수)로 1년 전보다 9.6%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제조업의 대기업 생산은 지난해 9월(-0.3%) 이후 11개월째 줄고 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5년 1월 이후 최장 기간이다.
대기업 생산 감소 폭은 지난 1월 14.7%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6월 7.7%까지 낮아졌지만 7월 다시 확대됐다. 1∼7월 누계 기준 제조업 대기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줄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7월 제조업 대기업 지표는 생산뿐만 아니라 출하·재고 지수 모두 전달보다 악화하면서 하반기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7월 제조업의 대기업 출하는 1년 전보다 5.2% 줄면서 두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4∼5월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증가한 대기업 재고는 6월 증가율이 5.4%까지 떨어졌지만 7월 7.3%로 다시 악화했다.
채용시장에 영향이 큰 대기업의 생산 부진은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으로 영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기업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전자부품·화학제품 등이 지난해와 비교해 좋지 않다"라며 "지난해 상황이 좋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들어서도 경기 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정부가 전망한 '상저하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이상기후·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에 더해 중국의 경기침체, 세수 펑크까지 겹치면서 하반기에 뚜렷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
3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14.5%)으로 줄어든 7월 제조업 수출 출하는 중국 내수 부진의 영향이 본격화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계청도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이 출하 급감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 지표도 밝지 않다. 7월 소매 판매는 비내구재·준내구재뿐만 아니라 기후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내구재까지 모두 줄면서 3년 만에 최대폭(3.2%)으로 감소했다. 이상 기후 등 일시적 요인에 누적된 물가상승, 높은 가계부채 연체율 등 구조적 원인까지 겹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고물가로 기록적으로 줄어든 실질소득 지표가 속속 공개되면서 이런 우려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상반기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355만8천원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처음 감소(-1.5%)했다. 2분기 가구 실질소득도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3.9%)으로 뒷걸음질 쳤다.
민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정은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세수 '펑크' 규모가 매달 커지면서 예산 불용으로 성장률을 깎아 먹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줄어든 7월 경기 지표는 기상악화, 자동차 판매위축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며 기조적인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수출 물량이 회복세에 있는 점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지금은 경기가 바닥을 다지면서 회복하기 시작하는 초입 단계"라며 "3∼4분기로 갈수록 수출 성장 지표가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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