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자 손실 우려 JC파트너스 불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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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최근 MG손해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결정이 합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매각 절차를 재개했다. 예보는 그동안 발목을 잡던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된 만큼 원매자 측의 부담을 덜어주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허용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최근 매각주관사 삼정KPMG를 통해 MG손보 매각 공고를 냈다. 이에 따라 매각 측은 오는 10월5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신청받아 예비인수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예보가 MG손보 매각을 위해 공개 입찰에 나서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예보는 지난 1월 입찰공고를 내고 매각을 진행했으나 단 한곳도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원매자들에 제시된 재무제표 등은 구 회계기준(IFRS4)이 적용됐는데, 올해 IFRS17 도입으로 재무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한 만큼 이번에는 원매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예보는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도 매각주관사를 통해 거래방식으로 인수합병(M&A) 또는 P&A 형태를 거론하며 물밑에서 인수의향을 태핑(수요조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공고에도 같은 거래방식을 제시했다.
예보가 거래방식의 다양성을 높인 것은 그만큼 매각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차원이다. P&A는 우량 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인데 인수자 입장에선 부실 자산이나 후순위채를 제외하고 인수할 수 있다. 주식 매입보다 인수 부담이 덜하고, 인수 후 재무 상황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P&A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면 최대주주 JC파트너스를 비롯한 기존 주주 등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량 자산과 부채를 넘긴 뒤 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돼 기존 주식 가치는 사실상 ‘0’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JC파트너스는 MG손보 인수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와 인수금융 1000억원 등 2000억원을 투입했다. JC파트너스는 물론 당시 펀드에 출자한 새마을금고중앙회, 우리은행 등 출자자(LP)들도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향후 펀드 조성을 위한 자금모집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JC파트너스는 P&A 방식의 매각만은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검토하는 한편 예보의 매각작업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장에선 예보의 공개매각이 본격화된 만큼 원매자로 누가 나타날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현재 잠재 인수 후보자로는 우리금융지주와 교보생명 등이 거론된다.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MG손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MG손보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효력이 유지된 만큼 추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엄격히 진행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PEF 운용사보다는 금융지주나 대형 금융사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자가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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