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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갑 사정에 따라 엇갈린 임시공휴일 ‘여행 vs 강제 집콕’
中企 재직자 “수당 받고 일할 것”

“추석 한 달 앞두고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 여행지도 다 비싸지고..., 돈 쓰기 쉽지 않을 듯 해요. 연휴 초 남편과 양가 부모님을 뵙고 집에서 쉴 것 같습니다.” 직장인 진모(35) 씨는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을 반기면서도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이미 여름 휴가를 다녀온데다 최근 물가 인상으로 지갑이 가벼워진 상황에서 긴 연휴가 생겼기 때문이다.

반대로 직장인 김모(30) 씨는 임시공휴일에 큰 마음을 먹고 5성급 호텔 호캉스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추석 성과급을 믿고 80만원을 질렀다”며 “한글날 연휴도 있고 10월에 이렇게까지 연휴가 많았던 적이 없었다. 이번 연휴가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해서 신나게 놀 예정”이라고 말했다.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시민들은 주머니 사정에 따라 ‘외유’와 ‘집콕(집에 콕 박혀있다는 뜻 조어)’을 택하는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악화로 선뜻 추가 지출을 하기 어려워하거나 차라리 연휴 근무를 택하겠다는 직장인도 있었다.

정부는 이날 추석 연휴 기간(9월 28일~10월 1일)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지자체·공공기관 주차장을 개방하는 등의 소비 촉진 계획을 내놨다. 고속철도(KTX·SRT) 가족 동반석은 요금을 할인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임시공휴일 지정만으로는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깨기 어렵다는 직장인도 상당수였다. 지난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다시 얼어붙어 6개월 만에 하락했다. 직장인 이모(30) 씨는 임시공휴일에 해외여행을 갈까 고민했지만 결국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집콕’을 결정했다. 이씨는 “임시공휴일이 지정될 수 있다는 소식에 태국 치앙마이 여행을 알아봤으나 항공권이 130만원이나 해 포기했고 국내도 비싸서 엄두를 못 낸다”며 “요즘 약속 한 번 잡으면 돈이 5만원씩 나가서 약속도 줄이고 있는 터라 여행은 사치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주모(29) 씨는 “추석 때 어디 가지 않고 소소하게 놀러갈 계획을 세웠는데, 갑자기 긴 연휴이 생겼다”며 “일정을 잡으려 해도 원래 월급 지출 계획에 차질이 생겨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식보다 연휴 수당을 챙기겠다는 중소기업 재직자도 있었다. 지난해 주택을 구입해 대출금리를 갚기 바쁘다는 김모(31) 씨는 “중소기업에 다녀서 그런지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회사에서 특별한 말이 없었고, 전례에 비춰봤을 때 추가 수당을 받고 나올 사람을 파악할 것 같다”며 “ 집에 있어봤자 할 일도 없고 집 나가면 돈 쓸 일밖에 없어 차라리 일을 하려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20년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임시공휴일에도 쉬지 못하거나 휴무 여부가 미정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과 함께 소비 촉진에 대대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관광 수요 촉진을 위해 추석연휴를 포함, 하반기 숙박 쿠폰 기존 계획과 보다 2배 늘린 60만장을 지원한다. 숙박 쿠폰은 선착순으로 배분돼 배정된 숙박 플랫폼에 등록하면 숙박비를 할인받을 수 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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