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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명에 ‘홍범도’가 들어간 죄?…천덕꾸러기 신세된 ‘홍범도함’
해군 “홍명도함 명칭 변경, 검토하고 있지 않아”
한덕수 “주적과 싸울 군함…공산당원 부적절”
육군사관학교가 31일 교내 세워진 홍범도 장군 흉상을 끝내 이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1800t급)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주적’과 싸워야 할 군함이라는 이유로 명칭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범도함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육군사관학교가 교내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 및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해군 1800t급 잠수함 ‘홍범도함’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말았다.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리로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장교 육성이라는 육사의 정체성을 내세운 상황에서 정작 최일선에서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있는 홍범도함의 명칭도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른다.

일단 국방부와 군함 명칭 제정 권한을 갖고 있는 해군은 홍범도함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1일 홍범도함 명칭 변경 여부와 관련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우리의 주적과 전투해야 하는 군함을 상징하는 하나의 이름을 공산당원이었던 사람으로 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면서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홍범도함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또 “국방부에서 검토하리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아직까지 국방부나 해군에 홍범도함 명칭 변경을 검토하라는 명확한 지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내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앞서 국방부 정례브리핑 때는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이 ‘홍범도함 이름 변경을 검토한다’는 취지로 언급하자 브리핑에 배석한 장도영(중령) 해군 서울공보팀장이 “오해할 것 같아 다시 한번 명확히 말씀드린다”면서 “해군은 홍범도함 함명 제정 변경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번 제정한 함정 명칭은 바꾸지 않는다는 해군 특유의 문화에 대한 이해 차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해군의 경우 지명 자체가 바뀌는 바람에 ‘이리함’을 ‘익산함’, ‘금화함’을 ‘김화함’으로 바꾼 전례 정도가 있을 뿐이다.

함명 제정 기준과 절차와 달리 변경 기준도 없다. 세계적으로도 군함의 이름을 바꾼 것은 소련 붕괴 뒤 러시아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하다.

한 총리의 발언을 두고 군 안팎에서는 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총리는 앞서 이상동기(묻지마) 범죄 재발 방지와 관련 범죄예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의무경찰제(의경) 재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심각한 저출산으로 병역자원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뒤따랐고 결국 하루만에 필요시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번복하기도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의경 재도입과 관련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면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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