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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에 심상찮은 가을 태풍…농가도 시름
한반도 인근 ‘가을 태풍’만 3개 활동
남부지방 중심으로 주말까지 비 뿌려
뜨거운 한반도 인근 바다가 태풍 키워
한반도 인근에 발달한 태풍 현황. [사진=기상청]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가을태풍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 인근 해수온도는 전 세계 중에서도 유난히 상승 추세가 뚜렷해, 가을까지 태풍과 장마가 이어지는 날씨는 ‘뉴노멀’이 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여름 집중호우에 이은 가을장마로 농가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8월 말부터 한반도 인근에 발생해 활동하고 있는 태풍은 총 3개다. 이날 오전 4시 예보 기준 한반도와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는 태풍은 제11호 태풍 ‘하이쿠이’로, 이날 오후 일본 오키나와 해상을 지나 타이완 해상을 향할 예정이다. 당초 상하이 부근 해상을 향할 것으로 예측됐던 제9호 태풍 ‘사올라’는 전날 방향을 꺾으면서 보다 남쪽인 홍콩 해상에 위치하고 있다. 하이쿠이의 경우 사올라와 세력을 합치면서 우리나라에 더 많은 수증기를 공급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30일 괌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2호 태풍 ‘기러기’는 현재 일본 해상으로 북서진하고 있다. 2일께 일본 도쿄 남남동쪽 약 1240km 해상에 위치할 것으로 예보됐다. 앞서 10호 태풍 ‘담레이’도 지난달 25일 괌 부근에서 발생했으나 사흘 만인 지난달 29일 소멸했다.

여름철 장마 후 태풍이 발달하면서 ‘2차 우기’가 시작되는 현상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 탓이 크다. 해수온이 태풍 세력을 키우는 ‘연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동아시아 남쪽은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이라며 “한반도 주변 해수온도가 29~30도로 매우 높은 상황인 데다 해양열 용량도 높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인근 해수온은 전 세계 중에서도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53년(1968~2020년) 전 세계 바다 평균 수온이 약 0.53도 상승하는 동안, 우리나라 수온은 1.3도 올랐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대마난류(쿠로시오 해류에서 동해로 진입하는 난류)가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열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후변화에 따라 대기상 복사열이 증가한 가운데 대마난류 세력도 강해진 데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간 기후변화협의체(IPCC)에도 한반도 해역은 이상고수온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지역으로 보고됐다.

지난 6~7월 집중호우 형태로 전국 곳곳에 쏟아진 장마 이후, 잠시 잦아들었던 비는 9월 들어 가을장마 형태로 다시 쏟아지는 형태다. 태풍 영향권에 든 남부지방, 특히 제주도에 비가 집중될 전망이다. 1~3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50~150mm(많은 곳 200mm) 이상, 부산·울산·경남남해안에는 최대 100mm(많은 곳 120mm) 이상 등이다.

지난 여름 장마에 이어 가을장마까지 이어지면서 농가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농작물 재배지는 여의도 면적 200배가 넘는 6만9000여ha에 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장마 후 고온다습했던 날씨에 이어 다시 비가 쏟아지면서 채소류 탄저병 확산으로 품질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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