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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만8000명 주민에 깨끗한 식수를…‘최장 가뭄’ 케냐 투르카나 ODA사업 ‘성료’
태양광 이용한 76개 물공급시설…10개 모래댐 구축
6시간씩 물기르던 아이들, 이제 학교로…출석률 ‘껑충’
인근 지역으로 사업 모델 확장…코이카-자이카와 추가 사업
코이카는 3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주(州) 로드워 지역의 나브웰푸스 물 공급 시설에서 유니세프와 함께 한 식수위생개선사업의 종료식 및 이양식을 개최했다. [코이카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기후변화로 4년째 이어지는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아프리카 케냐의 최빈곤 지역에 한국 정부의 무상원조사업으로 지역 주민 14만8000여명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게 됐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는 30일(현지시간)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주(州) 로드워 지역에 위치한 물공급 시설 구축 지역 중 한 곳인 나브웰푸스 물 공급 시설에서 유니세프와 함께한 식수위생개선사업의 종료식 및 이양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임장희 코이카 케냐 사무소장과 샤힌 닐로퍼 유니세프 케냐사무소장, 케냐측에서는 앨리스 와오메 중앙정부 수자원부 장관, 투르카나주 부지사와 마을 주민 등 총 600여명이 참석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이카는 3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주(州) 로드워 지역의 나브웰푸스 물 공급 시설에서 유니세프와 함께 한 식수위생개선사업의 종료식 및 이양식을 개최했다. [코이카 제공]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530km 떨어진 투르카나주는 케냐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이다. 케냐 공공정책 연구 및 분석 연구소가 발행한 2020년 케냐 경제 리포트에 따르면 투르카나주의 빈곤선 이하 인구 비율이 79.4%로, 케냐의 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한 사막 기후인 투르카나주는 최근 연 강수량이 60~70% 이상 줄고, 지표수의 90%가 마르는 등 심각한 물 부족 사태로 식량 부족, 수인성 질병 증가, 치안 문제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코이카는 2019년부터 유니세프와 협력해 550만달러(약 60억원) 규모의 ‘케냐 유니세프 투르카나주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를 위한 식수위생개선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 케냐 투르카나주(州)의 칼로피리아 마을 주민들이 한국 정부와 유니세프가 함께 만든 공동수도 시설에서 물통에 물을 담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케냐)]

투르카나주에서도 영양결핍 상태가 심하고 식수 공급시설이 없는 오리마, 중앙 투르카나 지역에 지하수를 활용한 76개 물 공급시설이 구축됐다. 태양광 동력 펌프와 지형을 고려한 수동펌프 관정을 설치해 전기가 없이 지속적인 에너지 조달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10개의 모래댐이 구축됐는데, 이는 지하수의 유실을 막고 인공적으로 모아두는 댐으로 연중 지하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치됐다.

그동안 땅을 파서 물을 길러왔지만 가뭄으로 그마저도 말라 고통을 겪어왔던 투르카나 주민들은 코이카-유니세프의 이번 사업으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물 공급시설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14개 보건시설 19개 초등학교, 2개의 중학교와 연결돼 7074명의 아이들도 마음껏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도 향상됐다. 매일 물을 구하기 위해 6시간씩 강가로 오가던 아이들이 물을 구할 수 있는 학교로 돌아가면서 2017년 97명으로 저조했던 등교율이 2020년 394명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케냐 투르카나주(州)의 칼로피리아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한국 정부와 유니세프가 협업해 개발한 지하수 관정으로 물공급 시설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모였다. 유목민인 투르카나 부족에게 식수와 가축용 물은 생계 수단이다. [케냐=외교부 공동취재단]

유니세프는 이번 사업의 성과에 힘입어 이 사업을 자체 대표사업으로 선정하고 모델화해 인근 지역인 삼부루주(州)로 확대하기도 했다.

코이카는 지역사회가 해당 시설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86개의 식수위원회와 10개의 수자원이용자연합회를 조직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임장희 케냐사무소장은 “이번 사업과 투르카나주의 보건 및 위생,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 난민과 지역 주민 화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통합·연계돼 진행되고 있다”며 “투르카나 주정부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코이카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투르카나주에 683만달러 규모의 ‘통합적 식수위생 위기 대응 및 개선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투르카나주에서 영양·식량안보 사업을 진행 중인 일본 국제협력기구(자이카)와 세계식량계획(WFP)과 협력해 물 공급과 영양을 연계하고, 지역사회를 넘어 주정부 차원에서 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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