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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자,백자의 할머니, 1만년 도기의 매력에 빠지다
국립해양문화재硏, 도기 특별전
영암 도기, 강진 청자..호남이 중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도기(陶器)는 우리나라 도자문화의 원류이다. 선사시대부터 남북국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1만년의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점토질 원료에 석영, 도석, 납석, 장석질을 취향에 따라 함류량을 조절하고 고온 초벌구이한 다음 유약을 발라 낮은 온도에서 다시 구워 익힌 것이다. 숨쉬는 도자기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흡수성이 있다.

마도 보물선에서 출수된 도기
도기 주자
영암 도기박물관

호남을 중심으로 서민들에게 널리 활용됐고, 일본 사람들이 중세에 한국에 왔다가 일반 가정집 밥그릇 도기를 하나 가져가, 그 과학성과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하며 그 나라 보물로 삼기도 했다.

지방에 좋은 음식이 있을 때 도기에 담아 도성의 왕이 사는 궁으로 전했다

범용형 도기는 질그릇, 옹기라는 이름으로 오늘날에도 중요한 생활도구로서, 다양한 기술의 적용과 변형을 통해 예술작품으로 변함없는 가치를 이어오고 있다.

강진엔 청자, 영암엔 도기, 무안엔 분청사기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호남은 도자기 문화의 중심이었다.

목포에 있는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생활용기이자 각지의 일품 먹거리를 운반하는 그릇으로 사용되어온 고려도기의 생생한 모습을 선보이는 특별전 ‘고려도기-산도해도 주재도기(山島海道 舟載陶器)’를 오는 9월 5일 부터 2024년 1월 14일 까지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서 개최한다.(개막식은 9.4. 오후 3시)

산도해도 주재도기는 고려-송-거란 3제국 경쟁시대에 송의 사신 서긍이 1123년 고려 방문 당시 경과와 견문을 적은 여행보고서인 ‘선화봉사 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 권제32 기명(器皿) 관련 내용에서 차용한 표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양과 육상 유적에서 출토된 고려도기를 비롯하여 도기와 관련한 고문헌과 회화, 재현 도기, 영상콘텐츠, 모형 등 27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1부에서는 ‘그릇문화 1만 년과 고려도기’를 주제로 우리나라 그릇문화의 역사 속 도기의 특징과 제작 기술을 소개하고 생활·분묘(무덤)유적 출토 도기 70여 점을 선보인다.

2부 ‘고려, 푸르고 검은빛 그릇의 공존’에서는 동시대 절정기를 이룬 고품격 도기와 청자, 고려 왕실의 술을 의미하는 ‘양온(良醞)’ 새겨진 도기 술병(서울시유형문화재), 각종 의례용 도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양온(良醞)은 ‘맛있는 술을 빚는다’는 뜻으로, 고려시대에는 왕이 마시는 술을 양온이라 하였고, 왕실과 국가의례에 사용하는 술을 담당하는 관청 ‘양온서(良醞署)’가 있었다.

3부 ‘고려도기의 길, 바닷길’은 고려시대 침몰선 ‘태안 마도1·2·3호선’에서 건져낸 유물들을 중심으로 지역 토산품 포장 운송용, 선상생활용, 도량형 용기 등 도기의 다양한 용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전시이다. 특히 고려 무신정권기 최고위층과 권력 기관들에 보내는 풍요로운 물산이 실렸던 마도3호선의 이야기를 다양한 연출 영상과 모형으로 흥미롭게 조명하였다.

10월 20일에는 고려도기의 가치를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도 열린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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