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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T. 강타 포스터 걸고 공부” 하버드 ‘찐팬’ 소녀, 흑인 첫 입자물리학 교수

[헤럴드겨제=이원율 기자]2019년 흑인 여성 첫 입자물리학 교수가 된 찬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이 남다른 K팝 사랑을 공개했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 미국 뉴햄프셔대 물리학·천문학 교수는 최근 책 '나의 사랑스럽고도 불평등한 코스모스(The Disordered Cosmos)'를 펴내 입자물리학의 개념을 설명했다. 미국 과학계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성차별도 조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1세대 아이돌 그룹 'H.O.T.'에 대한 남다른 일화도 설명했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 교수에게 H.O.T.를 소개해준 친구는 '정지윤'이었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이자 고등학생 시절 단짝이었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은 H.O.T. 멤버 중 특히 강타에 푹 빠졌다. 침실 문에 강타 포스터를 걸고 공부할 정도였다.

그가 K팝과 함께 몰두한 건 수학과 과학이었다. 그는 열한 살 때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이론물리학자가 되는 법을 물었다. 호킹 대신 답한 대학원생은 일류대학에 입학해 박사과정에 들어가 교수가 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 말을 받아들였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하버드대에 입학했고, 대학원을 거쳐 2019년 입자물리학을 연구하는 물리학 교수가 될 수 있었다. 흑인 여성 최초였다.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해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 교수는 책 등을 통해 자신의 개인사도 공개했다.

책에 따르면 흑인은 흔히 암흑물질로 비유된다. 흑인은 존재하는 게 분명하지만, 사회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취급 당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흑인이 암흑물질에서 벗어나 '초인'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흑인 여성으로서 무너뜨려야 할 장벽이 있었기에 항상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며 "나는 평범하고 싶었지만 동시에 비범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썼다.

그는 과학학회에 참석했을 때 성폭행을 당한 기억도 떠올랐다. 10여년 전 벌어진 일이지만 여전히 매일 곱씹을 만큼 고통이 크다고 한다. 그는 "강간은 내 과학 일대기의 일부다. 매일 강간을 생각하며, 매일 과학자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강간을 생각하는 매 순간 내 삶에서 시간이 깎여나간다"고 했다.

한편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 교수는 입자 우주론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물리학회 '에드워드 보쳇 상'을 받았다. 네이처 '2020년 과학 형성에 도움을 준 10명'으로도 선정됐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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