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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알이 몇 개고” 안유성 가매 대표, ‘대한민국 명장’된 사연
‘윤석열‧문재인‧김대중’ 대통령이 즐겨찾는 광주 초밥집
일본서 기술 배우고 특급호텔 내공으로 만든 특허초밥
‘맛의고장 광주’ 지역 첫 조리명장…32년 외길인생 주목
형편 어려운 후배들에게 장학금・조리복 선물 등 나눔도

‘초밥의 달인’ 안유성 가매 대표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30일 선정한 대한민국 명장이 됐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윤석열, 문재인, 노무현, 김대중.

전현직 대통령들이 광주를 찾을 때마다 즐겨먹는 초밥이 있다. 이미 광주사람에게 맛과 분위기로 유명해진 식당인데 입맛 까다로운 대통령들도 이 집 초밥에 빠져 들었다.

한번은 김대중 대통령이 식사를 하다 주인장을 불렀다고 한다. 건장한 체격의 경호처 직원들이 다가오자 온몸의 털이 서는 듯 긴장했다.

“사장님, 초밥 2인분만 포장해 주세요”

전남 신안 하의도가 고향인 김대중 대통령이 단골고객이 된 사연이다.

‘초밥의 달인’ 안유성 가매 대표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30일 선정한 대한민국 명장이 됐다. 대한민국 명장은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하고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을 선정하는 권위있는 상이다. 1년에 16명만 뽑는다. 그만큼 심사가 까다롭고 경쟁은 치열하다.

올해 선정자는 대한민국명장 16명, 우수 숙련기술자 77명, 숙련기술전수자 5명 등 총 98명이다. 지난 1986년 첫 대한민국명장 선정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선정된 대한민국명장은 총 696명에 불과하다. 2011년부터 선정한 우수 숙련기술자는 700명이며, 1995년부터 선정한 숙련기술전수자는 145명이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초밥의 밥알이 몇개냐를 놓고 대기업 회장과 특급호텔 쉐프의 스토리가 펼쳐졌다.

“밥알이 몇 개고, 몇 개냐 말이다”

“320개입니다”

19살에 서울에 상경한 안 대표의 요리 스승은 김영주 전 신라호텔 일식 쉐프였다.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양철 회장의 초밥 스토리에 나온 주인공 가운데 한명이다.

손에 쥐는 밥알의 수, 공기주입, 손돌리기, 초밥초 맛내기, 모듬회 숙성.

무림계의 고수처럼 초밥 하나에도 수백가지의 숨은 기술이 존재한다.

신선한 식재료를 고르고 ‘칼집하나 밥알하나’에 정성을 들였다. 식당 방 한켠에 쪽잠을 자며 초밥에 인생을 건 시절이다.

틈나는 대로 일본에 건너갔다. 니가타와 시모노세끼에서 초밥, 일식, 복어 기술을 배웠고 조리기능장 자격을 취득했다.

요리에 대한 욕심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5년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우수숙련기술자, 광주시 1호 조리명장에 선정됐다. 그의 요리 소재는 대한민국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싱싱한 재료와 한국 전통의 발효기술로 요리를 창조한다.

안유성 명장이 만든 초밥은 윤석열, 김대중 등 전현직 대통령들이 광주를 찾을때 즐겨먹는 음식이었다.

물김치를 이용한 김치식초 제조법, 다시마 발효식품, 짱뚱어애를 이용한 매운탕 양념장 등 특허기술과 논문도 발표했다.

안 대표의 첫 요리 선생님은 어머니다. 48년간 나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던 어머니를 6남매의 막내인 안 대표가 졸졸 따라 다녔다. ‘쓰싹쓰싹’ ‘사각사각’ 밥이며, 국을 맛있게 만들어 내는 어머님의 손맛은 막내아들에게도 자연스레 전수됐다.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되면 소정의 상금이 수여된다. 그는 이 돈을 형편이 어려운 요리사 지망생과 후배들의 꿈을 위해 지원할 계획이다.

알고보니 나눔은 일회성이 아니였다. 지난 10년간 장애인과 소외계층 자원봉사와 초밥 무료 시식회, 요리기술 지도 및 진로지도에 나섰다.

현재 그는 광주에서 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만 60명이다. 그를 거쳐간 제자들은 전국에 일식집과 초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숙련을 위해 일본현지 교육을 보내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근속연수가 평균 15년 이상으로 23년째 함께한 직원도 있다. 고생한 직원에게 외제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안유성 명장은 외식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 등 해외연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안유성 명장은 “일본에서 시작된 초밥을 한국 스타일로 해석하고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를 인정해 주신 것 같다” 며 “앞으로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새로운 요리와 레시피를 개발하고 재능있는 후배들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심리 위축과 일본 오염수 배출 여파로 횟집 등 골목상권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며 “30년 넘게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생모델 발굴에도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선정된 명장, 숙련기술자 및 전수자들은 현장에서 지식과 기술을 갈고닦아 자신의 분야를 빛내고 있는 주인공들이자 후배 숙련기술인에게는 등대와 같은 존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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