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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팝스와 함께한 35년...변치 않은건 대중위한 음악”
최장기 하성호 단장 ‘살아있는 전설’
한국인 최초 버클리 음대생 유명세

“대중의 마음은 빨리 움직이는 ‘생물’ 같다. 클래식, 재즈, 대중음악 등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이면 뭐든 연주해 온 세월이 벌써 35년이다.”

하성호(사진) 서울팝스오케스트라 단장은 서울팝스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오케스트라를 이끌어오며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무던히 애쓴 그를 최근 헤럴드경제가 만났다.

그가 음악총감독과 상임지휘자를 겸하고 있는 서울팝스오케스라는 서울올림픽이 열린 해인 1988년에 태어났다. 올림픽 개막 사흘 전인 그해 9월14일에 열린 창단연주회가 기나 긴 여정의 시작이었다. 이후 정기연주회만 115회, 다양한 관객들을 만나기 위한 연주회는 3000회 이상이다.

그는 “당시엔 신생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창단을 결심한 후) 일단 창단연주회 날짜부터 잡았다. 이게 성공비결”이라며 창단 당시를 회상했다. 혁명도 날짜부터 잡고 해야 성공하듯 개관 연주도 날짜를 잡아야 일이 성사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당시 우리 혁명 동지(창단 멤버)가 10명”이라며 “날짜가 잡히니 목표가 뚜렷해져 밀어붙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차게 추진한 오케스트라 창단이었지만, 개관 공연을 성공시킬 수 있을 지는 사실 미지수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창단연주회는 전석이 매진이었다. 하 단장은 “예술의전당도 없던 그 시절, 호암아트홀 1000석을 매진시켰다”며 “당시 관객의 반 이상이 서울 올림픽때 방한한 외국인이었다. 신생 오케스트라에게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당시 벅찬 감동을 떠올렸다.

하 단장은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창단연주회를 화려하게 성공시키며 여러 방송국에서 섭외 전화를 받았다. 이같은 성공의 경험은 매년 창단기념회를 열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그가 한 오케스트라를 35년이나 이끌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하 단장은 사실 한국인 최초 버클리 음대생으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기도 하다. 중앙대 음악대 작곡가를 졸업한 하 단장은 “처음에는 뉴잉글랜드의 한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러 갔다가 인근 버클리 음대에서 빅밴드 재즈연주를 보고 반해 13년 간 그곳에서 재즈와 작곡, 지휘를 공부하며 학부와 석·박사까지 마쳤다”며 “내가 4학년 때 색소폰 연주가인 정성조가 입학했다”고 말했다.

하 단장은 귀국후 서울팝스오케스트라를 결성하고 35년간 28개국을 다니며 연주회를 가졌다. 국내는 제주 서귀포에서 고성 금강산까지 안가본 데가 없을 정도지만, 지금도 매일 한 시간 반 정도 운동을 하며 체력을 다지는 등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그는 “3가지 목표가 있다”며 “현역으로 지휘를 가장 많이 한 사람, 한 오케스트라 내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지휘를 한 사람, 지구상에서 현역으로 가장 오래 활동한 지휘자로 기네스북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95~100세까지는 활동해야 한다는 게 그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오는 9월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하는 ‘하성호와 서울팝스오케스트라’ 35주년 특별음악회에는 소리꾼 장사익,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설요은, 성악가 진윤희, 서운정, 오유석, 윤승환 등이 무대에 오른다.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 곡은 무대에 올리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장사익은 ‘낭만에 대하여’ ‘동백아가씨’ ‘봄비’를 부르고, 설요은도 멘텔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제1악장 부분만 협연한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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