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 물갈이 ‘물밑작업’ 들어가…“될 사람 공천 필요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중진 역할론’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상대적 열세인 지역구에 ‘인지도’ 있는 나경원 전 의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후보를 출마시킨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다만 근본적으로 ‘수도권 위기론’ 핵심은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이라는 지적도 적잖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정치권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회의를 열어 서울 강서을 등 5~6개 당협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31일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인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당협위원장은 지역 당협을 관리하는 만큼 총선 공천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다.
서울 강서을 지역의 경우, 국민의힘은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총선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공천에 ‘경선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물밑 ‘교통정리’에 돌입한 상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번 김선동 서울시당위원장이 합의 추대된 데에도 김기현 대표의 사전 조율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며 “김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지역구 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안다. ‘될 사람’을 공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대한 ‘잡음 없는’ 공천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에선 나 전 의원의 역할을 기대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지난 24일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포럼 창립식으로 중앙정치에 복귀한 나 전 의원은 현안에 적극 목소리 내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7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선대위원장설’에 “여권의 큰 그림과 연관시켜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공방을 계기로 ‘총선 몸풀기’에 나선 원 장관도 수도권 기대주다. 원 장관은 서울 양천갑에서 3선에 성공한 수도권 중진이다. 현재 서울 양천갑은 조수진 최고위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지역구다.
당 지도부에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역할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김 수석은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가 당의 지원을 한 차례 받지 않았냐”며 “이번 총선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경기 성남시분당구갑에) 공천을 받고, 본인은 보다 험지에 나가는 것이 당을 위하는 길”이라고 전했다. 김 수석은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경기 성남시분당구갑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현재는 안 의원의 지역구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도권 위기론’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도부 의원 중 수도권에서 선거를 뛰어본 사람이 있느냐”며 “지금 당장 조강특위에서도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다는데 여당인데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지표다. 당선 될 것 같지 않고 (야당과) 비슷하게 싸울 것만 같아도 (인재가) 모여든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나 전 의원에게 가서 김 대표가 덕담을 건네는 것이 되게 희한하다”며 “5개월 전에 두들겨 패서 쫓아내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면 안 된다’고 하더니, 지금은 뛰어난 인재라고 치켜올리냐. 제가 나 전 의원이라면 두 번 속으면 안된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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