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글로벌 인플레이션 국면이 정점을 지나고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주도주로 ‘ABC 포트폴리오’(AI: 반도체·인터넷, B: 바이오, C: 중국여행객 면세·화장품) 가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해당업종 대표종목의 코로나19 이후 고점대비 하락률은 삼성전자 –25%, SK하이닉스 -18%, 셀트리온 –59%, 네이버 –51%, 카카오 -70%, 아모레퍼시픽 –59%에 달한다. 그간 반도체 산업 둔화와 금리 인상에 따른 낙폭 과대가 지속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주도주 변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초 기준으로는 여전히 전기차 대표주인 테슬라 주가가 상승세지만, 12개월 주가 수익률은 마이너스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 메타, 일라이릴리의 12개월 주가 등락률은 크게 우상향했다. 엔비디아는 203%, 일라이일리는 84% 상승으로 해당기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한몸…AI출시한 NAVER도 주목= 최근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135억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01%, 전분기 대비 88% 증가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시장 전망을 넘어선 고속성장은 초고성능 AI 용 GPU 가 들어가는 데이터센터 부문이 이끌었다.
향후에도 AI반도체에 필요한 고사양 메모리 HBM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HBM을 만들 수 있는 사실상 ‘유이’한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시장 점유율은 각각 46%와 49%에 달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북미 GPU 업체로부터 AI 반도체와 패키징(Packaging)의 최종 품질 승인을 동시 완료한 것으로 추정돼 향후 AI 반도체 출하증가와 신규 고객사 확대가 예상된다”며 “HBM 턴키(일괄생산) 체제를 구축한 유일한 업체인 삼성전자는 공급안정성을 강점으로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WSJ는 ‘엔비디아의 AI 칩 파트너인 SK하이닉스 주가가 치솟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반도체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는 “SK하이닉스는 오랫동안 메모리 칩 분야 주요 업체였지만 선구자로 여겨지진 않았다. 그러나 10년 전 경쟁사보다 HBM에 더 적극적으로 베팅해 AI 애플리케이션 초기 승자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NAVER는 주가 변동성이 컸지만, 본격적인 상승은 수익성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AI 대비 기술력·경쟁력에 대해 시장 우려가 있으나, NAVER가 한국 인터넷의 지배적 사업자인 만큼 이러한 비교는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국내 비만치료제 선두주자 한미약품·합병 시너지 기대되는 셀트리온= 비만치료제를 기화로 미국에서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주목할 국내 종목으로는 한미약품이 꼽힌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8년 274억달러(약 37조원)까지 성장이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38.8%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말 비만 치료제 국내 임상 3상 임상 허가 승인신청(IND) 제출을 공시했다.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던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을 비만으로 변경해 개발하는 전략이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자체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부족 우려에서 자유롭고 시장에 저렴한 약가로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서정진 회장이 나서 상장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합병 시너지 효과로는 거래 단순화에 따른 경영 투명성 확보, 원가경쟁력 보유에 따른 공격적인 가격 전략 등이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경쟁 심화로 가격 탄력성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합병에 따른 적극적인 시장 침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단체관광객 필수코스 찜한 호텔신라= 중국 외교부가 먼저 단체여행을 허가한 싱가포르와 베트남 사례를 보면 작년초 중국인 월간 입국자 수가 1만명이 안되던 상황에서 지난달 18만~23만명으로 급증하는 등 단체관광 허용 파급력은 이미 검증됐다. 우리나라도 6년 만에 중국 단체 관광객이 재개 됨에 따라 다음달 말 국경절 연휴를 기점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입국이 뚜렷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관광객이 과거처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보수적인 시각도 있지만, 현재 여행레저지수나 화장품지수는 코로나 초기 국면 수준에 있기 때문에 주가 하방 경직성이 강한 상황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의 최대 수혜주”라며 “면세점의 사업비중이 높을뿐더러, 긴 업력을 바탕으로 한 여행사와의 네트워크는 경쟁사 대비 많은 단체 여행상품에 호텔신라 면세점이 여행코스로 추가될 수 있는 경쟁 우위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업종의 경우 중국 내수 소비가 침체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중국외 매출 증가가 이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화장품 업종 업사이클 초기로 회복 강도가 문제일 뿐”이라며 “면세는 회복이 예상되고 비중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화장품사들의 실적은 호재를 반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아모레G와 중소 브랜드사에 대한 긍정적 매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youkno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