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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예탁금 줄고 ‘빚투’만 늘었다
신용·담보융자, 예탁금의 79%
14분기來 최대…“과한 빚투 경계”


증시 주변 자금인 예탁금 규모가 줄어든 와중에도 여전히 '빚투'는 줄지 않고 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신용거래융자,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의 합산비중이 어느새 고객 예탁금의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었던 2020년 1분기 이후 최대치다. 이처럼 주식 투자에 있어서 레버리지 활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의 위험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탁금은 2021년 5월 이후 20조원 넘게 줄어든 상태다.

25일 헤럴드경제가 2020년 이후 개인 투자자의 증권사를 통한 '빚투' 추이를 살펴본 결과, 예탁금 대비 신용거래융자·예탁증권담보융자 비중은 지난 22일 81.9%로 집계됐다. 올 연초 69.3%에서 12.6%포인트나 늘었다. 이날 현재까지 반영한 3분기 수치는 78.6%다. 2020년 1분기(86.5%) 이후 14분기만에 최대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자금이어서 여기에 '빚투'를 비교하면 무리한 투자 성행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올해 '빚투' 열풍은 최근 5년을 살펴볼 때 높은 편이다. 예탁금 대비 '빚투'비중은 1분기(76.8%), 2분기(78.2%), 3분기(78.6%)로 3개 분기 연속 75% 이상을 웃돈 적은 없었다.

연초 대비 예탁금은 1조원(9173억원)도 안 되게 늘었지만 신용거래융자·예탁증권담보융자 합산액은 7조1354억원 불었다. 또 예탁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5월(77조9018억원)과 비교하면 22일 기준 51조7512억원으로 26조원 감소한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비교해도 '빚투' 흐름이 뚜렷하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던 2020년 1분기 80%대를 넘었지만 당시 예탁금은 지금보다 20조원이 적은 30조원 수준이어서 레버리지 비중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 해 예탁금이 본격적으로 50조원을 넘어선 3분기(64.3%)와 4분기(61.1%)를 살펴봐도 70%를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공모주 열풍이 거셌던 2021년도 1분기 59.5%에서 4분기 65.2% 오르는 수준에 그쳤다.

신용거래융자만 떼놓고 봐도 과열 우려가 크다. 시장에선 예탁금 대비 신용거래비중이 40%를 넘으면 과열 조짐으로 판단하는데, 올해 초 32.2%에서 38.7%까지 오른 상태다. 2020년 이후 9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3년 평균치인 38%와도 큰 차이가 없어 반대매매 공포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하지만 최근 '빚투'는 이전과 달라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많다. 8월 국내 증시는 약세장을 나타내며 예탁금과 거래대금 모두 감소세인데 빚투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증시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빚'에 의존하는 투자금은 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코스피는 전날 2537.68으로 마감해 한 달도 안 걸려 90.85포인트(3.46%) 내렸다. 이 기간 예탁금과 거래대금은 각각 4조4730억원, 5조2631억원이 줄어든 반면 신용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 합계는 1500억원 가량이 늘었다. 이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유동성인 예탁금이 없는 상황에선 반대매매가 벌어진다면 여파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례없는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진입과 함께 국내 주식시장 신용융자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신용융자거래는 일종의 가수요로 무분별하게 활용될 시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투자자의 손실을 확대시킬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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