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윤희순, 송수은, 현계옥, 안경신 열사 등 독립을 염원하던 여성 독립운동가 ‘미즈 션샤인’ 4인의 이야기를 해금창작곡 풀어낸 공연이 만들어졌다.

세계적인 드라마로 인기를 모았던 ‘미스터 션샤인’의 여성독립운동자의 활약 모습

김성국, 김대성 등 국내 정상급 작곡가 네 명이 영상, 문학, 음악으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치열하고도 찬란했던 역사의 순간을 표현해 냈다.

그리고 해금연주자 고수영은 오는 31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해금으로 만나는 역사 사색(史索)Ⅰ 녹두꽃’공연을 연다.

2019년 초연 이후 다시 무대에 오른 ‘녹두꽃’은 윤희순, 송수은, 현계옥, 안경신 열사의 삶을 돌아보며 독립의 의미와 자유의 소중함을 돌아보고자 기획되었다. 공연은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사단법인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의 후원으로 제작되었다.

일제에 맞서 의병운동을 일으킨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열사의 이야기는 김성국 작곡가가 맡았다. ‘해금과 피아노를 위한 들풀의 노래’는 윤희순 열사의 삶에서 보여준 들풀과 같이 평범하지만 꺾이지 않는 유연함, 광대하고 강인한 정신을 노래한다.

‘녹두꽃’ 공연 일러스트

이어, 김대성 작곡가가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진외조모(친할머니의 어머니)를 그린 곡 ‘반석’ 이 무대에 오른다. ‘반석’의 주제 인물 송수은 열사는 불혹의 나이에 항일 단체 결성을 주도하였으며, 평안남도 평양 등지에서 반석대한애국부인청년단의 단원으로 선전문을 배포하고 독립운동자금을 모집하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을 했다.

장석진 작곡가의 위촉 초연곡인 ‘해금과 현악사중주를 위한 여름의 정원’은 현계옥 열사를 주제로 작곡되었다. 항일무장결사단체인 의열단의 활동을 조명한 영화 ‘밀정’의 실제 주인공인 현계옥은 독립운동 자금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 활동했다. 의열단의 단장인 김원봉으로부터 폭탄 제조 및 총기 사용법을 익혔고, 변장술에 능하며, 일본어, 중국어 등을 구사, 비밀공작 활동을 수행하였다.

이고운 작곡가의 초연곡인 ‘해금, 가야금, 타악을 위한 엄마의 노래’의 주인공은 안경신 열사이다. 아이를 가진 몸으로 폭탄 거사를 시도했던 독립운동가로 알려져 있으며, 출산 직후 체포되어 아이와 함께 투옥된 일화가 남겨져 있다. 이 곡에는 뱃속에 아이를 품은 엄마의 모성과 치마 속에 폭탄을 숨긴 독립운동가의 절박함이 함께 담겨있다.

여성독립운동가도 조명한 영화 ‘암살’

공연의 제작과 연출을 맡은 고수영은 국악의 정악·민속악·창작 음악 등 전 장르의 연주를 꾸준히 이어온 해금 연주자로서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해금 연주자로서 활동하면서 수석과 부수석을 역임하였으며, 앙상블 ‘라메르에릴’의 음악감독으로 전통음악 및 서양음악 분야의 훌륭한 음악가들과 협업하여 우리의 동해와 독도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고수영은 “정정화의 자서전 ‘녹두꽃’을 읽고 독립운동가에 대한 경외심을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하여,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분들의 이름과 숭고한 삶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춘 이번 작품이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많은 관객과 함께 교감할 수 있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