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월 21일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8일 워싱턴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3국간 안보협력 및 첨단기술, 공급망 파트너십 강화 등을 논의한다.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한일 개별 양자회담을 개최하는 방안 역시 조율 중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조셉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7일 출국할 예정”이라며 1박4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발표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18일 금요일 오전(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를 갖고 이어서 정상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이후 한미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3국 정상간 협의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3국 정상간 협의에 초점을 맞춘 방문으로 18일 캠프 데이비드 일정 대부분을 한미일 정상회의에 할애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를 마친 당일 저녁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21일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한미일 정상이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단독 정상회의를 갖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와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정상회의, 올해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에 이어 4번째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기도 하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지난 199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개최 후 지금까지 12번 열렸다.

김 차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축적돼온 한미일 협력 모멘텀이 이번 단독 정상회의 개최를 가능하게 한 계기”라며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12년간 교착된 한일관계가 전환점을 맞아 개선됐고 이것이 한미일 협력의 중요 모멘텀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담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3국 정상회의가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캠프 데이비드에 초대하는 첫 사례다.

김 차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며 “3국 정상은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만을 위해 캠프 데이비드에 모여 역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캠프 데이비드는 한미일 3국 협력의 장을 연 21세기 외교사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3자 협의체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협력체로서 뚜렷한 독립성을 획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미일 정상회의의 기대 성과에 대해서는 “향후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핵심 골격을 만들고 제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3국 정상은 한미일 협력에 대한 공동 비전과 기본 원칙을 논의하고 다양한 분야와 각급에서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 역내 공동 위협에 대응하고 평화와 안정 보장 위한 3국 간 안보 협력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될 것”이라며 “한미일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첨단 기술 및 공급망 등 경제 안보 문제 공동 대응을 위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또,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가 “3국이 인태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구심점 역할 수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인태 지역의 다양한 다자간 공조 체제가 나토, EU 등과 연계해 글로벌 안보와 경제 현안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정상간 논의에 집중하는 만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미국, 일본 영부인 역시 동행하지 않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한미일이 새로운 협의체를 구축하면서 인태지역에서 좀 더 공고하고 예측가능한 단단한 협의체를 출발시킨다는 견지에서 이뤄지는 만큼 영부인들의 일정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다른 미일 정상과 마찬가지로 영부인은 대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