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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가 곧 기회”…삼성·SK, 반도체 다운턴 속 ‘기술 초격차’ 고삐 [비즈360]
‘FMS 2023’서 신제품·솔루션 대거 공개
SK하이닉스, 세계 최고층 321단 낸드 샘플 선보여
삼성, 차세대 서버 스토리지 솔루션 패키지
“경쟁자 추격 뿌리치고 업턴 대비”

송용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 부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Flash Memory Summit, FMS) 2023’에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혁신적인 메모리 솔루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업계 최대 규모 낸드 플래시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기술을 대거 공개하며 ‘기술 초격차’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낸드 시장의 불황(다운턴)은 내년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300단대 낸드 개발 등 차세대 기술을 통해 다가올 업턴에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가 8일(현지시간)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Flash Memory Summit, 이하 FMS) 2023에서 공개한 ‘321단 1Tb TLC 4D 낸드플래시’는 업계 최고적층의 제품이다.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각종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로 사용된다. 때문에 저장용량이 중요하다. 한정된 면적 안에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담아야 하므로, 반도체 셀을 쌓아 용량을 늘리는 ‘적층’이 핵심 기술이다.

SK하이닉스 세계 최적층 321단 4D 낸드[SK하이닉스 제공]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 상반기에 321단 낸드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단대를 넘어 본격적인 300단대 낸드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선언한 것으로, 321단 낸드는 현재 양산되고 있는 최고층 제품 238단 낸드에 비해 생산성이 59% 높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300단 이상 적층한 낸드플레시 설계 관련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TLC 방식을 활용하면서 기존의 적층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차세대 서버 스토리지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은 스토리지 시장이 당면한 문제를 전력, 공간, 성능 세가지로 구분했다. 이를 해결할 핵심 제품과 기술로 ▷‘PM1743’ SSD ▷PCIe 5.0 SSD ‘PM9D3a’ ▷ ‘256TB SSD’ 등을 내놨다.

송용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 부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Flash Memory Summit, FMS) 2023’에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혁신적인 메모리 솔루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삼성전자 제공]

8세대 V낸드 기반 제품인 ‘PM9D3a’은 전세대 제품 대비 임의 쓰기 성능은 2배, 전력효율은 약 60% 향상됐다. 최대 1만2000MB/s, 6800MB/s의 연속 읽기·쓰기 속도와 1700K IOPS, 400K IOPS의 임의 읽기·쓰기 속도를 제공하며 업계 최고 성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PM9D3a’ 7.68TB, 15.36TB 제품을 2.5인치 규격으로 연내 양산할 예정아다. 내년 상반기 중 3.84TB 이하의 제품부터 최대 30.72TB 제품까지 고객 요구에 맞춰 다양한 폼팩터와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FMS 데모 부스에서 삼성전자는 메타와 협력해 개발 중인 오픈 소스 기반 사용자 워크로드 제어 솔루션과 표준 NVMe 스펙 기반 FDP(Flexible Data Placement) 솔루션도 공개했다. FDP는 다중 사용자 환경에서 사용자 그룹별 데이터를 분리시켜 저장하는 기술로 스토리지의 WAF(Write Amplification Factor)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송용호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서밋에서 “앞으로도 고객 경험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고객과의 전방위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 제공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낸드 플래시 시장은 유례없는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 재고 조정 및 수요 개선 속도가 더뎌지면서 내년까지 장기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낸드 추가 감산에 대해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낸드 감산 규모를 현재보다 5~10% 확대하기로 했고, 삼성전자도 낸드플래시는 생산 하향폭을 크게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삼성전자 제공]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AI 서버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점은 호재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모델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서버용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일반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 높인 고성능 D램), SSD 수요가 동시에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향후 일반 서버와 비교해 AI 서버에 쓰이는 SSD 용량이 두 배가량 늘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강 체제인 D램 시장과 달리 낸드 시장은 격전지와 다름없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4.0%, 키옥시아 21.5%, SK그룹(SK하이닉스+솔리다임) 15.3%, WD 15.2%, 마이크론 10.3% 순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큰 점유율 차이가 없다.

여기에 최근 키옥시아와 WD의 합병 움직임이 보이면서, 낸드 시장에 대형 지각 변동이 나타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둘의 합병이 현실화된다면 점유율 합계는 36.7%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새로운 1위로 부상할 수 있다.

한편 낸드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232단 3D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하는 자사의 SSD를 판매 중에 있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는 “하이브리드 본딩은 YMTC에서 3D 낸드플래시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라며 “이 기술을 통해 YMTC는 낸드플래시 적층을 300~350단까지 쌓을 계획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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