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만두 등 맛집메뉴 디저트 추가
과열된 시장 대응 이색적인 시도
해외 수제버거 브랜드 가세로 버거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롯데리아는 버거송 제작과 맛집메뉴 추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작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롯데GRS 제공] |
롯데리아가 젊어지고 있다. 1979년 시작해 올해 45년차를 맞은 롯데리아는 연초 ‘전용 폰트’ 출시, AI(인공지능) 접목 음원 공개 등 기존 햄버거 브랜드의 문법을 바꾸고 있다. 이런 차별화 전략에는 기존 색깔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8월 중 가수 지올팍이 녹음한 ‘새우버거BGM’을 공개할 예정이다. 햄버거의 이미지를 음악으로 변환하는 AI 기술을 이용해 음계와 음역이 정한 후 가수가 이를 부른 ‘버거송’을 만드는 버거음악(BurGerMusic) 캠페인의 일환에서다. 7월에는 가수 윤하가 녹음한 ‘불고기버거BGM’이 공개된 바 있다.
롯데리아의 차별화 시도 중 하나는 지역 맛집의 메뉴를 디저트로 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롯데리아는 6월 극강의 매운 맛이 특징인 ‘청주 매운만두’와 ‘청주 미친만두’ 2종을 출시해 일주일에 10만개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국에 1200여 개 점포를 두고 있는 롯데리아는 소비자가 매장에 접근하기 쉽다는 점에 착안, 전국 각 지역의 유명 제품을 맛볼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매장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의 지역 접근법은 농산물을 식재료로 활용해 버거 신제품을 만드는 맥도날드의 ‘한국의 맛’ 메뉴와 다르게 지역에 이미 있는 유명 제품을 자사 브랜드와 함께 판매하는 방식이다. 경쟁사인 맥도날드가 브랜딩, 맘스터치가 ‘가성비’ 전략에 집중한다면 롯데리아는 ‘리브랜딩’을 통해 한국적인 특색을 가진 ‘트렌디한 K-버거집’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런 시도는 새로움 경험을 만들어야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소비자를 창출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40년 넘게 영업을 해 온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근 버거시장이 과열되면서 선택권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고객의 관심을 꾸준히 받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무조건 이색적인 시도를 하는게 아니라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는 ‘신제품 아닌 신제품’을 보이는 게 저희 과제”라고 설명했다.
롯데리아가 7월 출시한 ‘불고기 익스트림 오징어버거’ 등 신제품은 이런 고민을 보여준다. 1992년 출시 이후 10억개 이상이 팔린 대표 버거인 ‘불고기 버거’와 더불어 과거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 버거’를 접목시킨 신메뉴였다. 연초 출시한 리뉴얼 대체육 버거인 ‘리아 미라클버거’는 1~6월 누적 판매량은 35만개로, 지난해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파이브가이즈 등 최근 해외 수제버거 브랜드까지 버거시장에 뛰어들면서 버거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016년 2조4000억원대(유로모니터 기준)였던 버거시장은 7년 만인 2023년 2배 규모인 5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 각각 150억, 257억원의 적자를 냈던 롯데GRS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실적 악화 시기였던 2020년 선임된 차우철 롯데GRS 대표는 취임 이후부터 계속 리브랜딩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롯데리아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26% 증가하고 6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리아가 2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외형적 성장과 영업이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새우·불고기버거 등 대표 메뉴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새로움과 접목시키는 신제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리아는 지역별 디저트를 활용해 메타버스 플랫폼 내 가상세계인 ‘랏츠 스낵타운’ 속 전국 맛집을 형상화한 ‘롯리단길’을 만들 계획이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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