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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매시장 따라가는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부동산360]
7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86%, 급등세
강남권, 용산 등 인기지역이 상승세 주도
집값 상승 기대하며 높은 가격에 입찰
“매매시장처럼 지역별 양극화 현상 뚜렷”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24일 서울동부지법 경매2계. 송파구 가락동 ‘가락동부센트레빌’ 116㎡(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와 18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18억7000만원인 이 아파트는 지난 6월12일 첫 번째 경매에 응찰자가 한명도 없어 유찰됐던 물건이다. 한차례 유찰돼 감정가의 80%인 14억9600만원을 최저가로 경매를 시작했는데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응찰자가 3명까지 모이면서 감정가와 같은 18억7000만원에 입찰한 한모 씨가 새 주인이 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0%로 높아졌다.

아파트 경매시장이 매매시장을 닮아가고 있다.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구) 등 인기지역이 상승세를 이끄는 현상이 경매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인기지역 아파트는 직전까지 유찰됐던 물건에도 사람들이 몰리면서 낙찰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

27일 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6%로 지난해 10월(88.6%) 이후 9개월 내 가장 높았다. 전월(80.9%) 보다는 5.1%포인트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작년 6월만 해도 110%로 100%를 넘었다. 평균적으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게 일반적이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매매시장 하락세의 영향이 경매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집값 하락을 우려한 경매 참여자들이 경매시장에서 입찰가를 낮게 쓰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평균 낙찰가율이 계속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7월 96.6%, 9월 89.7% 등으로 급락하더니, 12월엔 마침내 76.5%를 기록하면서 80% 밑으로 떨어졌다.

서울에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80% 밑으로 떨어졌다는 건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두 차례 유찰된 물건에만 응찰했다는 이야기다.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는 한번 유찰될 때마나 최저가를 20%씩 낮춰 재입찰을 진행한다. 한차례 유찰되면 감정가의 80%, 두 차례 유찰되면 감정가의 64%를 시작 가격으로 경매를 진행한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강남권이나 용산구 등 인기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응찰자가 몰이고 낙찰가율이 뛰고 있다. 이런 지역의 경매 물건은 낙찰가율이 100%를 넘기는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

예컨대 이달 1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경매 처리된 용산구 이촌동 ‘엘지한강자이’ 170㎡의 낙찰가율은 114.5%(감정가 37억200만원, 낙찰가 42억3699만원)나 됐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를 진행한 강남구 역삼동 ‘쌍용플래티넘밸류’ 111㎡의 경우는 낙찰가율이 105.4%(감정가 16억1500만원, 낙찰가 17억203만원)였고, 25일 서울중앙지법에 경매 물건으로 나온 강남구 대치동 쌍용대치 132㎡의 낙찰가율은 100.4%(감정가 29억6000만원, 낙찰가 29억7199만원)였다.

이와달리 서울에서도 비교적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들어 26일 서울북부지법에서 경매를 진행한 아파트는 모두 13건이었는데 이중 낙찰된 7건 중 1건을 제외하고 모두 낙찰가율이 80% 밑을 기록했다. 80% 이상에 낙찰된 1건도 낙찰가율이 82%로 서울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에서도 매매시장 상승 분위기에 따라 낙찰가를 적극적으로 써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낙찰가율이 오르고 있는데, 주로 강남권과 용산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 아파트는 여전히 유찰되거나 감정가의 80% 밑에서 낙찰되고 있어, 경매시장도 매매시장처럼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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