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앞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의 유족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시교육청에서 열린 시교육청-교직 3단체 긴급 공동 기자회견에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잠깐만요! 우리 딸도, 몇개월 전에 똑같이 죽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24일 서울 교원단체총연합회, 서울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3개 교직단체와 연 기자회견에서 갑자기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사건과 관련해 열린 기자회견이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가 질의응답을 시작하려 할 때쯤 한 남성이 갑자기 “잠깐만요”라고 외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 딸도 똑같이 죽었다”며 흐느꼈다.
그는 자신의 딸이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였는데 최근 논란이 되는 교권침해 문제를 겪고 6개월 전 사망했다고 말했다.
함께 온 가족은 “제 동생도 서이초 사건과 거의 동일한 일을 겪었다. 저희는 사립이라 공립과 다르게 도움을 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우리 딸도 억울하다”면서 “서이초에 가서 많이 울었다. 서이초 선생님과 달리 우리 딸은 꽃 하나 못 받고 죽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 딸도 같이 조사해달라. 같은 대한민국 교사였다. 제 딸도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제발 제 딸도 같이 조사해달라. 서이초 사건과 따로 떼서 생각하면 안 된다. 대책을 같이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유가족 측에 관련 부서가 사건을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앞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의 유족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시교육청에서 열린 시교육청-교직 3단체 긴급 공동 기자회견에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가 교내에서 숨지고, 양천구에서도 초등학교 교사가 6학년 학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교권을 보호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교원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의 범주를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교사들의 교육활동 침해 상황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계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교원안심공제 서비스 보장을 확대, 교직 단체와 지속 협의를 통해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이초 사건과 관련해서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교직원들과 학생에 대한 집단 상담과 심리·정서 회복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고, 양천구 초교의 폭행 피해 교원이 교단에 빨리 설 수 있도록 법률 자문 및 소송 지원, 치유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교육청은 아동학대 신고에서 교직원을 보호할 수 있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원의 면책권이 포함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