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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이초 학부모 “우울증과 상관없이 좋은 교사”…사망 교사 진상 규명 촉구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문 앞에 게시된 지난 18일 사망한 교사 A씨를 기리는 메모와 화환. [안효정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교사 A씨가 지난해 맡은 학급의 학부모들이 A씨가 모범 교사였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A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이번 사건이 학교 현장이 아닌 개인의 문제로 취급되지 않기를 원한다는 뜻도 밝혔다.

23일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은 지난해 A씨가 담임을 맡았던 1학년 학급 학부모 4명으로부터 평소 A씨의 교육 활동에 대한 제보를 받아 발표했다. 서울교사노조는 “학부모 4명은 고인이 우울증이 있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제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우울증과 상관 없이 2022년 고인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었다고 제보했다”고 말했다.

먼저 학부모 B씨는 A씨가 학생 간 다툼을 중재하는 능력이 뛰어났다고 회상했다. B씨는 제보를 통해 “(A교사는) 자신의 자녀가 같은 반 친구와 갈등이 있었을 때, 고인이 너무나 차분하게 중재했다. 교사의 지도 방식에 양육 태도를 반성했다”며 “(아이는) 2학년이 돼서도 A씨의 담당 학급에 들러 고인에게 인사를 하고는 했다”고 전했다.

서울교사노조는 “(B씨는) 사건 발생 이후 하루 반 동안 학교가 학부모, 학생들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20일에도 정상 등교를 했으며 (B씨의) 자녀는 고인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마음이 아파 학교에 못 가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C씨는 A교사가 학부모와의 소통에도 진심이었다는 점을 제보했다. 제보자는 “아이들의 첫 현장체험학습에서 식사도 하지 않고 아이들 사진을 찍어 돌아오는 차편에 사진을 가득 올려주었다. 2023년 2월 종업식 때는 학부모께 드리는 편지에 ‘이렇게 좋은 아이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고 했다. C씨는 “고인이 우울증이 있었다는 기사를 접했지만 학부모들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한결같고 차분한 교사였다”고 증언했다.

학부모 D씨는 “고인은 학생들 한명, 한명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교사였기에 학교에 돌아가셨다면 분명히 학교에 무엇인가 말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2022년 학급 운영 당시에도 분쟁이 있을 경우 반드시 녹음을 했기에 2023년에도 학생들 간 분쟁 녹음본이 다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유가족과 서이초 일부 학부모들은 A교사의 사망 원인이 개인의 병력에 의한 것으로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A씨의 유가족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돼서는 안된다.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 학교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학교에서 죽은 것은 고인이 학교에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조카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학교의 교육 환경들 중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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