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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장 좀 그만 돌려” 앞만 보는 중국 때문에…피해는 여수 산단으로 [비즈360]
석화 시황 고려 않는 중국에 ‘공급 과잉’
여수산단 석유화학 생산실적 25.6% ↓
국내 주요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된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여수시청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도 중국이 아랑곳하지 않고 공장 가동률을 계속 높이면서 ‘공급 과잉’ 타격이 국내까지 닥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규모인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의 생산실적이 지난해보다 2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여수국가산업단지 생산실적은 6조8488억원으로 지난해(9조1517억원) 같은 기간보다 25.2% 줄었다. 같은 기간 입주업체 수(299개 → 305개)가 늘었음에도 생산실적은 감소한 것이다.

전체 실적에서 90%를 훌쩍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석유화학 생산실적의 경우 지난해 5월 9조79억원에서 올해 5월 6조6988억원으로 25.6% 축소됐다.

여수국가산업단지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여천NCC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 공장이 여수에 자리잡고 있다. GS칼텍스가 2조7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올레핀생산시설(MFC)도 여수에 있다. 입주업체 중 석유화학업체(올해 5월 기준 139개) 비중은 절반에 가깝다.

생산실적 감소는 시황이 악화됐음에도 중국 현지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증설을 진행하면서 석유화학 업계 제품 재고가 쌓인 데 따른 결과다. 올해 글로벌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 증가율(4.2%)은 수요 증가율(3.5%)을 상회할 전망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이후 석유화학 제품별 수요 여건은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제품을 둘러싼 과잉 재고 및 중국발 신규 생산량 증가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흐름은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같은 이벤트로 중국 내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해 단기 이슈만으로 시황이 쉽게 해소될지 미지수”라고 했다.

중국의 공급 과잉은 가뜩이나 어려운 석유화학 기업들에 큰 악재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가격은 20일 기준 t당 730달러로 올해 초(t당 930달러)보다 21.5% 감소했다. 제품 가격 하락으로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원자재인 나프타 가격 제외한 값)는 t당 127.37달러에 불과하다.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제품 마진 악화에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5월 92%에서 올해 5월 88%로 낮아졌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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