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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 여름휴가는 돈 걱정 안하고 놀고 오겠습니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상의 에코프로 주주의 글)
16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서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가 탄생했다. 올해 들어서만 985.44%가 상승한 에코프로가 그 주인공이다. 에코프로 열풍에 탑승해 기록적인 수익률을 받아든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수익률을 인증하거나 자축하는 글을 남기는 등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모양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끝을 알 수 없는 상승세를 타는 중인 에코프로가 ‘황제주’ 위치를 지켜내고 추가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려낼 수 있을 지에 쏠리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11.91%(11만9000원) 오른 1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황제주가 탄생한 것은 지난 2007년 9월 7일 동일철강이 110만2800원을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에코프로는 지난 12일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하루 새 주가가 5.7% 급락하기도 했지만, 빠르게 반등에 성공했다.
주변 환경 역시 에코프로의 상승세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뉴욕증시(NYSE)에서 테슬라를 대표로 하는 전기차 관련 종목들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투심을 자극하는 긍정적인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이 ‘숏 스퀴즈’ 상황에 놓이고 있는 것도 에코프로 주가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숏 스퀴즈란 주가 하락을 기대했던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 상승 압박을 못 이겨내고 빌렸던 주식을 되갚기 위해 높은 가격에도 주식을 다시 매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경우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게 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1주일간 4134억원 규모의 에코프로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일별로 봤을 때도 12일(-302억원), 17일(-8억원)을 제외한 4거래일간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의 95% 가량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 명단에 있는 JP모건이 18일만 8만7126주를 순매수한 것 역시 숏 스퀴즈 발생 가능성에 힘을 싣는 근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136만2377주로 전체 주식의 5.12%가 공매도로 잡혀있다. 실제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연초 50만주 선에서 주가가 급등하던 4월부터 빠르게 증가해 6월1일엔 180만주를 넘겼다. 잔고 기준으로 연초 대비 260%나 급증한 것이다.
에코프로 주가가 100만원 대에 안착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여전히 증권가에선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2차전지 산업에 대한 미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 속에, 에코프로의 미래 가치 역시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며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이미 에코프로 주가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은 지 오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주가는 현재까지 나온 실적은 물론 미래 가치 등 어떤 수치를 넣어도 나올 수 없는 수준”이라며 “에코프로 주가는 이미 분석이 불가능한 ‘저세상’ 주가란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에코프로에 대해 나타나고 있는 랠리 현상은 구체적인 근거보다는 ‘기대’에 기대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주식에 대해 투자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의 경우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