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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60만 유튜브 스타 제이플라 “진짜 내 이야기 들려줄게”
2011년 채널 개설 커버곡 업로드 1위
데뷔 10년 만에 첫 정규앨범 발표
‘인비저블 미’ 등 자전적인 10곡 수록

“제 이름이 꽃이다. 팬 카페명도 가드너스(Gardeners)다. 내 자신의 현재건 과거건 태워보려고 했다. 제 영혼까지 불태워 나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꽃을 태우다’로 네이밍했다.”

1760만 유튜브 구독자를 거느린 싱어송라이터 제이플라(J.Fla, 36·사진)가 데뷔 10년 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지난달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번 더 플라워(Burn The Flower)’에는 제이플라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들만 담겼다. 트랙 구성과 편곡, 프로듀싱까지 직접 총괄했다.

‘Burn The Flower’는 제이플라가 겪은 실제 에피소드로 이뤄진 자전적 앨범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담으려고 직접 느꼈던 감정과 생각, 느낌들을 다양한 장르로 편곡했다. 타이틀곡 ‘인비저블 미(Invisible Me)’를 포함해 ‘마이 차일드후드 드림(My Childhood Dream)’, ‘투미(To Me)’ 등 10곡이 수록됐다.

그는 “10곡 다 나의 이야기로, 트랙을 시간 순으로 배치했다”며 “특히 타이틀곡은 삶이 힘들어 음악을 포기하고 싶을 때 그 마음이 투영된 내 얼굴을 보기 싫었던 당시의 어려움과 극복 의지를 묵직하게 담았다”고 말했다.

또 제이플라가 무명 시절 겪었던 동화 같은 이야기와 음악을 하기 위해 기타를 판 아이러니한 에피소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자신의 마음 등 다양한 스토리들을 담았다. 그는 “수록곡 중 ‘텔레캐스터(Telecaster)’는 돈을 모아 샀던 고가의 기타를,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서 팔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만들었다”며 “그때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으로 편곡해 극대화했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느낌으로 기타를 은유했다”고 말했다. 그가 앨범에서 가장 추천하는 곡이 바로 이 곡이다.

물론 자신의 음악을 세상에 내놓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는 “커버곡 보다는 내 얘기를 하고 싶었다”며 “유튜브는 나의 ‘생활’이지만, 잠시 중단하고 앨범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 방식은 다소 독특하다. 보통 뮤지션들은 멜로디가 나오면 그에 어울리는 가사를 붙이는 식으로 작업하지만, 제이플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기 얘기를 써냈다.

그는 “나는 가사부터 쓰고 멜로디를 기타로 붙인다”며 “그후 편곡으로 색깔이나 무드를 입히는 작업 방식을 고수한다”고 전했다. 그래서일까. 그에게 가장 어려운 작업은 곡의 시작점인 가사 쓰기다. 제이플라는 “가사 만들기가 가장 힘들다. 이야기가 나와야 그 음율을 멜로디화할 수 있다”며 “멜로디는 빨리 쓸 수 있다. 편곡은 아이들에게 옷을 입혀주듯 재밌는 작업이다”며 웃었다.

제이플라는 지난 2011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커버곡을 올리기 시작, 2018년 국내 최초로 개인 유튜브 구독자 수 1000만 명을 넘어선 인플루언서이자 싱어송라이터이다. 유튜브 개설 5년까지도 구독자가 4만명에 그쳤지만, 지금은 1760만 명의 구독자가 그를 지켜보고 있다. 에드 시런의 ‘세이프 오브 유(Shape Of You)’ 커버곡 3억3000여회, 루이스 폰시의 ‘데시파시토(Despacito)’ 2억1000여회 등 1억뷰가 넘는 곡도 다수 있다.

그가 유튜브 세계에서 유명해지게 된 건 바로 노래 실력 때문. 팝 외에도 힙합, EDM, 소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자신만의 것으로 해석해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게 그의 특기다. 원곡자들이 제이플라에게 감사의 인사를 할 정도다. 제이플라는 “아델의 음악을 한국에서 듣는 것과 영국에서 들으면 다르다고 한다”며 “나의 디테일한 감성이 창작 활동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제이플라가 유튜브에서 노래할 때 보통은 포니 테일을 하고 약간 옆으로 서서 노래한다. 이 앵글이 연출된 것인 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카메라를 보고 노래를 하면 신경이 쓰인다”며 “노래에 집중하려고 카메라를 보지 말고 옆모습으로 찍었다”고 말했다.

제이플라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것은 음악 활동을 하고 싶어서였다. 실제로 활동 초기에는 커버송의 수익이 100% 원곡자에게 갈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법이 바뀌어 오리지널 뿐 아니라 커버곡 가창자에게도 수익의 일부가 돌아간다. 제이플라는 “그래도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이플라의 가창이 인기를 끌자 국내 4대 게임 회사들이 모두 그에게 음악 작업 제의를 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의 세계관과 노래 스타일 등이 자신의 음악 세계와 맞는 스마일게이트의 포인트 테마송 한 곡만을 불렀다. UN(국제연합) 공익 캠페인은 망설임 없이 수락했다.

제이플라는 오랫동안 함께해 온 영국의 레이블과 동행을 종료하고, 1년 전 GOODSEN(굳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싱어송라이터로서 행보를 확장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로서 커버곡 업로드로 1위를 찍었으니 오리지널 곡으로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며 “음악은 승패가 없고 정답도 없지만 포기하지 않고 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도 없이 사막을 걷다가 유튜브라는 오아시스를 발견하고, 그 곳에 너무 오래 머물렀다”며 “오아시스를 떠나 진정한 목적지인 오로라를 보러 간다. 팬 분들에게 나만의 오로라를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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