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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건 "'셀러브리티'로 첫 악역 연기…자신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셀러브리티'의 진태전 역을 맡은 배우 이동건. [연합]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에너지가 쏟아져야 하는 장면에서 마음껏 하지 않으면 장면이 잘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오버페이스가 나오기도 하는데, 김철규 감독님이 '조금만 버려'라며 눌러주셨죠."

배우 이동건은 12일 서울 강남구 FNC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셀러브리티' 속 악역 진태전을 연기한 소감을 말하며 "사실 제가 악역, 빌런을 연기한 것이 거의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처럼 이동건은 서글서글한 눈매에 걸맞게 선한 인물을 주로 연기해왔다.

시트콤 '세 친구'(2000)에서 눈치 없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캐릭터로 얼굴을 알렸고, 드라마 '파리의 연인'(2004)에서는 "이 안에 너 있다"는 유명한 대사를 남겼다.

그러나 '셀러브리티'에서는 그간의 이미지를 벗고 소셜미디어(SNS) 속 유명인(셀러브리티)들의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힘과 권력을 가진 법무법인 태강의 대표변호사 진태전을 연기했다.

드라마에서 진태전은 자신의 부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여동생이 클럽에서 마약을 하던 중 사고가 터지자 현장에 달려간 진태전은 119에 신고하려는 서아리(박규영 분)를 거칠게 말리며 사고를 은폐하기 시작하고 이후 아리에게 '입단속'을 요구한다.

이후로도 진태전은 사고를 은폐하려 온갖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서아리에게 누명을 씌우는 한편 자신의 잘못을 폭로하려는 한준경(강민혁)을 해치려 한다.

이동건은 드라마 속에서 상대의 약점을 언급하며 비열하게 미소 짓고, 일이 풀리지 않으면 부하직원에게 수시로 막말하거나 호통치는 진태전으로 변신했다. 시키는 일을 해내지 못하는 부하직원에게 "그럼 태강이 주는 돈을 받지 말아야지"라고 말하는 장면은 진태전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동건은 "나도 빌런 연기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는데 때맞춰 좋은 기회가 왔다"며 그 이유로 2017년 출연한 드라마 '7일의 왕비'를 들었다.

퓨전 사극인 '7일의 왕비'에서 이동건은 연산군 이융 역할을 맡아 동생 이역을 아끼면서도 이역에 대한 질투심에 점차 비뚤어지는 복잡한 내면을 연기했다.

이동건은 "그 드라마를 연출한 이정섭 감독님이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는데, 그 한마디가 정말 저한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며 "이전까지 다른 배우들을 침범하지 않으려 노력했던 것과 달리 내 마음껏 연기하면서 너무나 큰 쾌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얻은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진태전을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셀러브리티'의 김철규 감독님은 현장에서 저의 오버페이스를 한 번씩 눌러주셨다"며 "감독님께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동건은 배우 조윤희와 결혼해 딸을 뒀으나 2020년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활동이 없다가 작년 디즈니+ 드라마 '키스 식스 센스'에 특별출연하면서 활동을 재개했고, '셀러브리티'에서 비중 있는 악역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셀러브리티' 속에서 진태전은 아내 윤시현(이청아)에게 이혼을 요구받는다.

이동건은 이를 두고 "(드라마와 사생활을) 연결지어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면서도 "연기에 제 삶이 투영될 수밖에 없고 제가 느꼈던 것들이 저도 모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그게 내가 진태전을 연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동건은 '셀러브리티'가 청소년 관람 불가인 만큼 아직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딸이 볼 수 없다는 데 아쉬움은 없다고 한다. 다만 딸을 생각하며 10년 뒤, 20년 뒤에도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예전에는 조금이라도 더 멋있는 때에 연기하고 싶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다면, 지금은 10년이나 20년 후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필요한 배우가 돼야 하니까 한 작품 한 작품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전성기 때의 '이 안에 너 있다' 못지않은 뭔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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