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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방 떨게한 ‘악귀’...지상파 실험 통했다
악령 소재 오컬트물 과감한 편성
주력 시간대 시청률 두자릿수 안착
탄탄한 대본·연기력도 호기심 자극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인 SBS ‘악귀’가 연일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신선한 화제를 부르고 있다. 그간 지상파에서는 오컬트물의 편성을 꺼려왔다. 다양한 취향의 시청자를 고려한 이번 SBS의 새로운 시도는 안방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과 함께 자상파 드라마 편성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평가다. [SBS 드라마 악귀 홈페이지 캡처 합성]

SBS 금토 드라마 ‘악귀’가 두자릿 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선전하면서 지상파의 새로운 시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악령을 소재로 한 오컬트물인 ‘악귀’는 장르적 특성상 지상파에 편성되기 힘들었지만, SBS가 과감하게 주력 드라마 편성 시간대에 배치한 결과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12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악귀’는 전국 기준 1회 9.9%의 시청률으로 시작한 이후 2회 10%, 3회 11%, 4회 10% 등으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방송된 6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10.2%를 나타냈고, 순간 시청률은 최고 11.5%까지 올랐다.

채널경쟁력과 화제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4.8%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와 한 주간 방송된 전 채널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드라마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 구산영(김태리 분)과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 교수(오정세 분)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제작 때부터 김은희 작가의 신작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악귀가 주는 공포는 물론이거니와 미스터리한 사건이 만드는 스릴 넘치는 긴장감 덕에 몰입도가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서민을 괴롭히는 고리대금업자, 보이스피싱, 학폭 가해자, 배고픔과 목마름이 탐욕으로 치달으며 아귀를 만들어내 비극으로 이어지는 등 한국형 서사 이면에 감춰진 메시지까지 모두 담아냈다.

민속학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촘촘하고 치밀한 단서,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았다. 에피소드가 거듭할수록 치밀하게 쌓아 올린 서사의 묘미를 느낄 수 있어 ‘역시 김은희’라는 찬사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세 배우의 변신 또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김태리는 기존에 보여줬던 밝고 활기차고 싱그러운 청춘의 모습과는 달리, 자신에게 악귀가 씌었다는 것도, 주변 사람들 죽음의 접점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지 못한 채 혼란에 빠지고, 아버지 구강모 교수(진선규 분)의 죽음을 파고드는 ‘구산영’으로 완벽하게 분한 모습으로 신들린 연기력을 선보였다.

오정세는 웃음기 쏙 뺀 얼굴로 오랜 기간 쫓았던 악귀가 ‘산영’에게 씌었단 사실을 알고 고군분투하는 ‘염해상’의 진중하고 학구적인 면을 부각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 ‘이홍새’를 연기한 홍경은 사건을 꿰뚫어 볼 듯한 날카로운 눈빛을 장착하고 미스터리 사건들의 단서를 찾기 위해 수사에 나서는 모습으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실 이 작품은 편성 때부터 세간의 관심이 높았다. 오컬트라는 장르적 특성상 지상파에서 방영되는 것이 다소 어색해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지상파에서는 보편적 정서의 드라마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는 다양한 취향의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OTT 콘텐츠와 TV 콘텐츠의 간극이 갈수록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SBS는 이 작품을 주력 드라마 편성 시간대에 배치했고, 그 결과는 지금까지는 긍정적이다.

그동안 TV가 다양한 취향의 시청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안한 것은 아닌지, 젊은 세대가 환영할 만한 드라마 제작에 소홀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만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덕분에 드라마 ‘악귀’는 지상파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일종의 ‘시험대’가 됐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악귀’의 성과가 앞으로 지상파 드라마의 편성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이제 ‘악귀’는 중반부를 넘어서며, 김태리와 오정세의 추적중인 미스터리도 절정을 향해가고 있다. 특히, 붉은 댕기, 푸른 옹기조각, 그리고 다섯 개의 금줄이란 대형 떡밥이 투척되면서 남은 단서에 대한 궁금증 역시 하나씩 풀리고 있다.

악귀를 쫓아내고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막고 싶은 산영과 어머니가 죽은 이유를 알고 싶은 해상의 남은 과제는 어떻게 풀어갈 지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작진은 “앞으로 악귀를 둘러싼 미스터리에 한층 더 다가간 산영과 해상의 공조에 속도가 붙으면서, 한층 더 쫄깃한 전개가 이어질 것”이라며 “산영을 잠식한 악귀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지는 상황에서 악귀의 악랄한 힘에 맞서 산영과 해상이 어떤 실마리를 찾아내고, 종국엔 어떤 진실을 마주할지 끝까지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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