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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바닥’, 자동차 ‘기세’, 배터리·에너지 ‘안정’…하반기 ‘업턴’ 향한 관전 포인트 [비즈360]
산업계 2분기 어닝시즌 돌입
반도체, 보릿고개 통과 후 반등 시도
현대차는 2분기 연속 영업이익 왕좌 전망
배터리·신재생에너지 ‘맑음’, 석화업계 바닥다지기

[헤럴드경제=양대근·김지헌·김성우 기자] 오는 7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산업계 어닝시즌이 본격 시작된다.

‘최악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반도체업계가 삼성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하반기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사상 최초로 국내 영업이익 1위에 오른 현대차가 이번 분기에도 왕좌에 앉을 것으로 예측된다.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글로벌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반전 노리는 반도체, 파죽지세 자동차와 대조…“하반기 변수 주목”

4일 재계에 따르면 ‘반도체 빅2’(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관련 기업들은 2분기 최악의 실적 국면을 마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IT 분야의 수요 부진과 반도체 재고 증가 여파가 절정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2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3조∼4조원대에 달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작년 4분기(-1조8984억원), 올해 1분기(-3조423억원)에 이어 이번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조단위 적자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어 업황 악화로 받는 충격이 삼성보다 더 크다.

다만 하반기부터 업황 반등 가능성이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의 올해 연간 전망치가 ‘공급 초과’에서 ‘수요 초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한 가운데 전반적인 D램 공급물량이 감소하고 있고, 하반기 들어서는 글로벌 수요 역시 일부 회복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챗GPT 효과’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활황으로 올해 전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작년보다 6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하반기 국내 영업이익 1위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가 추산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7000억원 안팎이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에는 DDR5(차세대 D램 규격)와 HBM 뿐만 아니라 전장 등 반도체 응용처에 대한 수요가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 국면이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인도 현지 공장 생산라인의 모습. [현대차 제공]

자동차업계는 분기 실적을 더 끌어올리면서 파죽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현대차의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전망치 평균)는 각각 39조9380억원, 3조6081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인 1분기 영업이익(3조5927억원)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우고, 작년 2분기(2조9798억원)보다 21% 성장할 전망이다. 기아 역시 영업이익 2조99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3% 급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주춤한 사이 올해 국내 영업이익 1, 2위에 두 회사가 나란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 여부와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하투(夏鬪) 돌입은 호실적 행진에 변수로 꼽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아 광명2공장이 전기차 전환 작업에 들어가면서 셧다운에 들어갔고, 해외 일부 공장도 휴무계획으로 조업 일수가 줄어든 상황”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며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국내 정치권과 하투 등 외부 변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배터리·태양광 ‘맑음’…정유·석화 ‘바닥다지기’ 기대감↑

배터리와 에너지업계는 글로벌 수요 확대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등에 힘입어 2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8조8786억원, 영업이익 7014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8.6% 증가한 규모다. 삼성SDI는 영업이익 4674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8.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SK온은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건설한 미국 텍사주 태양광발전소의 모습. [한화큐셀 제공]

재생에너지에서는 태양광 분야의 약진이 주목된다. 한화솔루션의 큐셀(태양광) 부문은 글로벌 태양광 수요 증가와 IRA 세액공제 효과 등으로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큐셀 부문은 1분기 미국 주택용 태양광 모듈과 상업용 모듈 시장에서 각각 35%와 35.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속에서도 제조 거점을 말레이시아로 일원화하며 원가 절감에 성공했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여전히 호황이 이어지고 있고,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하면서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과 정제마진 약세로 1분기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드라이빙시즌 효과에 힘입어 2분기부터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드라이빙 시즌은 메모리얼 시즌(매년 5월 마지막주 월요일)부터 9월 초 노동절(매년 9월 첫 번째주 월요일)까지 미국 내 여행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기간을 말한다. 이 기간에는 휘발유, 항공유 등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국제 유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올해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여행 수요가 역대급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6월 미국의 휘발유 수요량은 9.21억 배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정유 제품의 중국 수출량이 증가하기 시작했고,정유설비의 생산량 조절로 공급량이 줄면서 정제마진은 회복세가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수출 효자’로 분류되는 석유화학업계 역시 중국 시장의 부진과 업황 침체 속에서도 원가절감과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다.

LG화학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9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통 화학소재 사업은 업황 회복세가 더디지만, 첨단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사업이 실적 반등의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반등의 신호탄을 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연결 실적이 2분기부터 반영되는 점도 주목할 변수로 꼽힌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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